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이 세계 생명공학계를 놀라게 한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복제 성공 결과를 내놓자 증시에서도 바이오 관련주가 일제히 테마주를 형성하며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단기 수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바이오주 '사자' 대열에 나서면서 관련주들의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바이오주 투자에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번 황교수의 연구결과는 난치병 치료의 신기원을 여는 성과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필요해 당장 관련 업체들의 펀더멘털(내재가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동치는 바이오주 20일 증시에서 바이오 관련주들은 하루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코스닥시장에서 장초반 산성피앤씨 인바이오넷 마크로젠 조아제약 등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동반 급등세를 보였으나 장후반에는 일제히 급락세로 돌변,전일대비 7∼8%씩 하락했다. 코미팜 제일바이오 등 다른 바이오주들도 비슷했다. 바이오주들의 급변은 펀더멘털로 접근한 투자가 아닌 심리적 요인에 따른 투기적 매수세가 대거 가담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바이오주들은 과거에도 일회성 테마가 나올 때마다 출렁거렸다. '황우석 효과'는 가장 대표적인 테마다. 심지어 황 교수가 국제세미나에서 연설하거나 인터뷰 기사만 나와도 주가는 움직였다. 임진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바이오 업체 중 직접적으로 줄기세포 관련 사업을 하는 곳은 몇군데 안 된다"며 "그것도 실제 연구를 하는 미국 등의 관련업체에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가령 산성피앤씨는 미국의 줄기세포 업체인 퓨처셀뱅크와 파미셀에 20%씩 투자했고,마크로젠과 선진도 동물복제업체인 엠바이오젠에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안국약품도 미국 줄기세포 업체에 2% 지분을 투자했다. ◆투자 신중해야 코스닥 바이오업체 중 시가총액이 가장 앞서있는 코미팜의 경우 지난해 실적대비 현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1000배에 달한다. 19일 기준 시가총액은 3282억원으로 거래소시장의 웬만한 제약업체를 앞선다. 지난해 순이익이 3억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제의 미래가치가 반영되며 올들어 주가가 2배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코미팜 외에도 PER가 1000배를 넘는 바이오기업은 한둘이 아니다. 증시에 상장된 생명공학 벤처 1호인 마크로젠의 경우는 2001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면서 PER 산정자체가 불가능하다. 황상연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물론 현재 PER를 기준으로 바이오주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바이오주는 미래의 현금가치를 예상한 후 일정 할인율을 적용해 적정주가를 평가하지만 현재 국내 바이오주들은 이 조차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업체들의 미래 사업가치를 추정할만한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임진균 연구원도 "10년 후 바이오주가 시장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은 분명하지만 그 때 상용화될 기술을 갖고 지금 단계에서 개별 회사에 대한 고평가 저평가를 논할 수 없다"며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단기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지만 주가가 펀더멘털과 관계 없이 움직이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