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36ㆍ뉴욕 메츠)이 마침내 기다리던 설욕전을 벌이게 됐다. 그 유명한 뉴욕 메츠와 양키스의 '지하철 시리즈'가 설욕의 무대다. 메츠와 뉴욕 양키스는 21일(한국시간)부터 3일 동안 셰이스타디움에서 인터리그 경기를 벌인다. 구대성은 양키스 왼손타자 티노 마르티네스, 제이슨 지암비, 히데키 마쓰이 등을 상대로 생애 첫 인터리그 등판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키스는 지난 겨울 구대성에게 뼈에 사무치는 상처를 준 구단이라 더욱 전의가 불타오른다. 끈질긴 러브콜로 구대성을 불러놓고 막판에 등을 돌리며 배신한 구단이 양키스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일본으로 스카우트를 파견하는 등 노골적인 짝사랑을 감추지 않던 양키스는 지난해 12월 구대성을 플로리다주 탬파베이로 불러들였다. 구대성은 입단을 전제로 한 신체검사까지 마치고 뉴욕으로 이동,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의 환대를 받기도 했다. 양키스는 구대성 일행이 뉴욕에 머무는 동안 고급 호텔은 물론 구단 부사장의 차량까지 제공하며 구대성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구대성은 이에 '순정'을 발휘, 다른 구단과의 접촉을 포기하며 계약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계약은 자꾸 미뤄졌고 결국 구단 고위층의 미지근한 태도에 배신감을 느끼며 메츠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반면 양키스는 메츠 왼손 투수인 마이크 스탠턴을 영입했다. 결국 양키스는 구대성과 관록의 스탠턴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가 구대성을 차 버린 셈이 됐다. 뉴욕의 언론은 '지하철 시리즈'를 앞두고 양키스와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과거를 들추며 한껏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일본인 타자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와 마쓰이 가즈오(뉴욕 메츠)가 벌이는 '마쓰이 대결'도 호사가들의 관심거리다. 그러나 그 속에 구대성도 조용히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겨울 일방적으로 버림받은 구대성이 이번엔 설욕을 할 차례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