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음식 중 누구나 즐겨 먹는 게 '비빔밥'이다. 비빔밥은 그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비빔밥의 진수는 뭐니뭐니해도 '전주비빔밥'이 아닐까.


서울에서 제대로 된 전주비빔밥을 맛 볼 수 있는 '전주 한국집 서울본가'(02-546-6259)를 찾았다.


'전주 한국집'의 서울 본점이다.


전주의 '전주 한국집'은 '전주비빔밥'을 가장 먼저 개발한 곳이다.


고 이분례씨가 1952년 시장 상인들이 밥에 몇가지 나물을 섞어 먹던 것에 착안해 개발한 게 시초다. 현재는 딸인 주순옥 사장(76)이 대를 이어 하고 있는데, 한 달 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방주병원 맞은 편에 서울 본점을 새로 오픈했다. 주 사장의 딸 장지혜씨도 가세해 3대째 농익은 손맛을 다듬고 있다.


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전주 고유의 비빔밥'(1만원)은 전북 장수에서 만든 돌솥에 담겨 나온다. 뜨거운 돌솥에서 나는 '치치직' 소리와 함께 고명으로 올려진 먹음직스런 비빔감들을 보면 절로 군침이 돈다.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주 사장의 고집으로 콩나물 고추장 참기름 녹두묵 등 중요 재료는 모두 전주에서 가져오고 있다.


비빔밥은 젓가락으로 비벼야 한다고 들은 적이 있어 젓가락으로 비볐더니 주 사장은 "숟가락으로 팍팍 비벼야 맛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숟가락으로 비볐더니 밥이 엉겨 붙기는 커녕 양념이 더 잘 배고 더욱 맛나게 보인다.


욕심껏 한 숟가락 떠 입안 가득 넣으니 달콤하면서 매운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평소 먹던 비빔밥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맛깔스럽다. 부드럽게 입에서 녹는 맛은 '비빔밥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까지 느껴질 정도다. 바닥에 눌은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 먹는 재미도 있다. 입안에 남는 감칠맛이 식당을 나와서도 오래도록 떠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전주비빔밥을 먹으면 평생 그 맛을 잊지 못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전주 한국집은 예전에 대통령들이 즐겨 찾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3명의 대통령이 전주에 오면 이 집 직원들이 전주비빔밥을 만들어 상에 올렸다.


고 이병철 삼성회장도 전주제지에 올 때마다 이 집의 비빔밥을 즐겨 들었다고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