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을 찾기 위해 한국에 왔고 고향에 돌아가 그 꿈을 이뤘습니다."


중국 산둥 출신의 류뎬타이씨(劉佃太·40).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에 와서 '코리안 드림'을 이룬 성공 인사로 초청받아 최근 방한한 그는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5년 전 외국인 근로자로서 낯선 한국 땅을 처음 밟은 때를 떠올리는 듯했다.


류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시골 초등학교에 계약직 교사로 취직했다. 월 평균 수입 1만5000위안에 12년간 근무해 모은 재산은 허름한 집을 포함해 50만위안 정도. 이렇게 살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 35세의 나이에 한국 산업연수생으로 지원했다. 류씨는 2000년 8월 충남 연기군에 있는 한양사료에 배정돼 3년간 악착같이 일했다. 야근도 매일 하다시피 했다. 월 평균 70만원 이상 급여를 착실히 저축해 귀국할 때쯤 2300만원가량의 돈을 모았다. 그는 고향에 자연산 광석이 많다는 점에 착안,철광석 가공 공장을 세웠다.


류씨는 "한국에서 월요일 직원회의 때마다 귀가 닳도록 들은 '안전관리'에 가장 신경을 써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수 업체는 '우리는 한가족'임을 강조하면서 노사 간에 중국 회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화목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씨가 지난해 급여와 배당으로 올린 수입은 약 1700만위안. 한국에 오기 전 수입의 90배가 넘는다. 그는 "3년간 한국에서 일하며 돈벌이뿐 아니라 고국에 돌아가 무엇을 할까를 항상 연구하면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했다"며 "한국 업체에서 배운 관리 기법과 경험을 살려 사업가로서 꼭 성공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인인 수나르토 무하마드씨(35)는 식당 경영인이 돼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는 95년부터 2년간 충북 음성에 있는 건축자재 업체인 효인산업에서 산업연수생으로 일했다. 월 평균 55만원 정도 되는 급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집으로 송금해 1300만원의 돈을 저축했다.


무하마드씨는 귀국 후 자카르타 인근 관광지에서 생선 요리를 취급하는 선상 레스토랑을 차렸다. 그는 현재 식당 운영으로 월 5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 연수 전 공장에 다닐 때 수입(월 5만원)의 100배가 넘는다. 그는 "연수 기간 중 낚시하러 갔다가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한국에서 익힌 근면성과 신속한 일처리 능력을 살려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협중앙회는 중소기업주간 5월16~22일에 류씨와 무하마드씨 등 5명의 외국인 연수생 출신 성공 인사를 초청했다. 이들은 연수 업체 현장을 방문,산업연수생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고 외국인 근로자 위로잔치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글=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