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용수인 조명애씨의 삼성 애니콜광고 모델 기용은 북한 현역 예술인이 남한의 TV광고에 첫 등장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특히 조명애씨는 기존 애니콜 광고모델인 가수 이효리와 함께 이 광고에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조씨는 총 4편으로 구성되는 광고에 모두 이효리와 함께 등장한다.1편에서는 조씨의 춤 공연을 이효리가 지켜보는 장면이 나오며 2편에는 남북한 합동 공연장에서 두 사람이 만나 눈빛만으로 하나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차 광고촬영은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이미 끝난 상태이며 3,4편은 곧 촬영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6월 말부터 방송 전파를 탄다.


조씨는 지난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15 남북공동행사 개막식에 북측 기수단으로 입장하면서부터 주목을 받았던 인물.


당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만수대예술단 공연에서 화려한 장고춤을 선보이며 북한 예술계의 간판 스타로서 위상을 한껏 높였다. 남한에서도 다음 포털사이트에는 팬카페가 등장해 많은 팬들이 조명애의 사진과 활동을 지켜보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여전히 높다.17일 현재 이 팬카페에는 1만2815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씨의 높은 인지도와 함께 '첨단 기술을 통해 모든 시공간의 장벽을 넘어 세계인과 만난다'는 애니콜의 브랜드 철학을 고려해 조씨를 캐스팅했다"고 밝혔다.특히 애니콜 광고 모델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효리와 조씨의 만남은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거둬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광고 제작을 위해선 남북 양측 관계자들이 2년 이상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은 SKY-CK기획을 통해 북한측 공식 창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SKY-CK는 북한 전문 광고기획사 '아자 커뮤니케이션'를 운영했던 박기영(52)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98년 처음으로 남한 모델을 내세워 북한에서 상업광고를 찍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가 실패했던 적이 있다. 따라서 박대표 개인으로서는 십수년만에 대북 광고사업의 꿈을 달성한 셈이다. 북한측도 남북간 합작 광고제작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손성태 유창재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