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농협과 손잡고 할인점 사업에 진출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할인점 사업을 위해 11일 하나로클럽을 운영하는 ㈜농협유통과 '공동 사업개발과 협력을 위한 업무제휴' 약정을 맺었다. 양사는 조만간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국산농산물과 공산품을 취급하는 신개념 할인점 ‘하나로ㆍ현대클럽(가칭)’을 열 예정이다. 할인점 1호점은 수도권이 유력하며 빠르면 올해안 개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와 농협은 할인점 후발 주자로서 각자 강점인 의류·잡화와 식품·농산물의 조달 경쟁력을 무기로 기존 할인점과 차별화된 복합할인매장을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농협유통이 계열 캐터링업체인 현대푸드시스템을 통해 농산물 판로를 구축하는 데 협조하고 상품권 제휴,현대홈쇼핑 등을 통한 국산 농산물 홍보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양사는 이달 중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신설법인의 자본금 규모,지분 비율,1호점 부지선정 개점 시기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할인점 합작법인에 참여하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는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HCN 등이다. 양측은 신설되는 할인점에서는 순수 국산 농산물과 의류 패션 잡화 등을 취급할 것이라면서 국산 농산물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현대백화점그룹의 할인점 진출은 그룹의 새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홈쇼핑 등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그동안 신성장 업태를 모색해 왔다. 경쟁사인 롯데와 신세계가 할인점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있는 마당에 뒤늦게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올들어서는 프랑스 까르푸와 사업 제휴방안도 논의했으나 의견차가 커 최근 협상을 중단했다. 현대는 결국 농산물 유통에서 강점을 가진 농협과 제휴함으로써 기존 할인점과 차별화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현대측과 농협은 2년 전 현대가 하나로마트에 MD(매장관리) 컨설팅을 해 주면서 제휴를 논의했으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가 서울 양재점을 오픈하는 등 농협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현대도 까르푸와의 제휴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안 수도권에 1호점 개설 이날 양측은 1호점 개설에 대해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하지만 현대측은 가급적 올해 안에 개설한다는 목표다.현대 관계자는 "1호점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수도권 지역이 유력하며 부지는 하나로클럽 점포 후보지 가운데 하나를 할인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농협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 중이거나 착공이 가능한 하나로클럽 후보지를 할인점 부지로 활용한다면 1호점 개점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협유통은 전국에 하나로클럽 하나로마트 등 29개점을 직영하고 있다. ◆할인점 경쟁 치열 현대백화점과 농협의 제휴로 할인점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적으로 인구 15만명당 1개의 할인점이 들어선 상태다. 할인점 1위 업체인 이마트는 현재 100호 점포의 부지를 확보해놓고 있다. 현대측은 "2년 전부터 할인점 사업 진출을 검토했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경험부족 우려를 불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