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의 할인점 진출은 그룹의 새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홈쇼핑 등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그동안 신성장 업태를 모색해 왔다. 경쟁사인 롯데와 신세계가 할인점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있는 마당에 뒤늦게 할인점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서는 프랑스 까르푸와 사업 제휴방안도 논의했으나 이견차가 커 최근 협상을 중단했다. 현대는 결국 농산물 유통에서 강점을 가진 농협과 제휴함으로써 기존 할인점과 차별화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측과 농협은 2년전 현대가 하나로마트에 제품관리(MD) 컨설팅을 해주면서 제휴를 논의했으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가 서울 양재점을 오픈하는 등 농협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현대도 까르푸와의 제휴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으로서는 잡화 패션분야를 강화하고 현대백화점은 할인점 진출로 신업태 취약점을 보완하는 '윈윈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이날 양측은 1호점개설에 대해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측은 가급적 올해 안에 개설한다는 목표다. 현대 관계자는 "1호점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수도권지역이 유력하며 부지는 하나로클럽 점포후보지 가운데 하나를 할인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농협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 중이거나 착공이 가능한 하나로클럽 후보지를 할인점부지로 활용한다면 1호점 개점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협유통은 전국에 하나로클럽, 하나로마트 등 29개점을 직영하고 있다. 현대측은 "2년전부터 할인점 사업 진출을 검토했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경험부족 우려를 불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