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생활하수를 상류 계곡의 맑은 물과 같은 1급수로 정화시킬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실용화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규홍 박사팀은 기존 방식에 비해 10배가량 깨끗하게 수질을 정화시킬 수 있고 인체에 유해한 병원성 미생물과 대장균까지 제거할 수 있는 하?폐수 고도 처리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내외 21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한 '금수강산21 연구사업'으로 이뤄졌으며 관련 기술은 진우환경기술에 이전돼 최근 여천휴게소 안성휴게소 여주휴게소 등 고속도로 휴게소 7곳에 설치됐다. 안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오염물질을 침전시켜 없애는 기존 공정과는 달리 극도로 미세한 구멍이 있는 분리막을 이용,하?폐수에 포함된 나노 크기의 오염물질과 미생물까지 걸러내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기존 공정에서 10∼15ppm 정도이던 처리수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농도를 10분의 1에 불과한 1ppm 이하로 낮출 수 있으며,일반 공정에 비해 처리속도도 2.5∼3배가량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부영양화의 주요 원인물질인 질소와 인을 제거하기 위해 기존에는 2∼3개의 반응조가 별도로 필요했으나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하나의 반응조만으로도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기술 실용화를 위해 팔당호로 유입되는 생활하수를 정화하고 있는 경기도 소재 '광주하수처리장'에 하루 70t을 처리할 수 있는 시험장비를 설치,운용한 결과 연중 1급수 수질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나온 기술은 하루 10만∼20만t의 물 처리시설에는 당장 적용할 수 있고 수백만t 이상의 물을 정화시킬 수 있는 설비 개발도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관련 기술에 대해선 국내 특허 2건을 획득했으며 해외 특허 1건을 출원 중이다. 안 박사는 "팔당호 등으로 유입되는 생활하수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상수원 수질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환경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나 동구권으로의 기술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