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글로벌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고 있는 데다 투자할 곳을 찾는 사모펀드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기업사냥꾼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미국에서 부상하고 있는 기업사냥꾼들을 소개했다. ○커크 커코리안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선언한 커크 커코리안이 대표적이다. GM 같은 거대 기업이 적대적 M&A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87세의 억만장자인 그는 8억7000만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해 GM 지분율을 8.84%로 높여 3대주주가 되겠다고 밝혀 월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커코리안이 주식 매입을 끝낸 후 GM 경영진의 교체를 요구할지,GM의 알짜 금융 자회사인 GMAC를 매각하라고 요구할지,아니면 적대적 인수에 나설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M&A전문가인 채스 챈들러는 "바로 이런 불확실성이 90세에 가까운 나이의 커코리안을 왕성한 활동가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커코리안은 세계 41위의 부자로 재산이 90억달러에 달한다. 그는 MGM과 MGM미라지리조트 등을 사면서 거부 반열에 올랐고 작년에 맨덜래이 리조트그룹을 80억달러에 인수,라스베이거스의 황제가 됐다. ○칼 아이칸 냉혹한 협상가로 불리는 칼 아이칸(69)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미국 최대 비디오 대여점인 블록버스터의 주식을 10% 매입한 후 자신을 포함해 임원자리 3개를 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은 사양산업이지만 회사 임원에게 고액 연봉을 주는 관행 등을 바꾸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지난 30년 간 칼 아이칸은 저평가된 기업을 주로 공략해왔다. 그는 1987년 정유회사인 텍사코가 기업인수와 관련된 소송에서 패해 110억달러를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자 배상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이 회사 지분 12%를 인수했다. 실제 배상액은 30억달러로 줄었고 그는 주식을 되팔아 7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아이칸은 또 RJR나비스코의 식품 사업부를 분사하라는 요구를 관철시켜 8억달러의 주식매매 차익을 얻기도 했다. ○에드거 브론프만 2세 지난 2003년 타임워너로부터 워너뮤직을 26억달러에 사들인 에드거 브론프만 2세(50) 역시 노련한 기업사냥꾼으로 꼽힌다. 그는 비용절감을 통해 워너뮤직 주가를 두 배가량 높였고 조만간 증시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에드거는 양주회사인 시그램을 상속받았지만 지난 2000년 이 회사를 팔아치웠다. 이에 대해 비판도 많았지만 그는 구조조정을 통해 워너뮤직 회생에 성공,능력을 인정받았다. ○에드워드 램퍼트 지난 1988년 사모펀드 회사인 ESL을 설립한 에드워드 램퍼트(42)는 K마트와 시어스 백화점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미국 3위의 소매 유통점 주인이 됐다. 그는 사모펀드 업체인 ESL을 통해 도산한 K마트 등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델컴퓨터 창업자인 마이클 델,드림웍스 창업자인 데이비드 게펜 등으로부터 투자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그는 K마트 지분 52%를 인수한 뒤 1500개 점포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적자를 보면서 물건을 팔았던 관행도 고쳐 이 회사를 회생시켰다. 그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오토존 오토네이션 등을 인수하면서 부를 축적했으며 현재 재산은 2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