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 주자들이 최근 각기 엇갈린 상황에 처하면서 행보도 대조적이다. 최근에 발생한 몇 가지 '사건'들이 대권주자들의 표정을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고 있다. 재보선 압승,청계천 복원사업 관련 비리수사,수도권발전 대책 등이 주자들간에 다른 처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재보선 대승을 이끈 박근혜 대표의 말에는 한층 자신감이 묻어 있다. 최근 박 대표의 언행에선 자신의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대선 3수는 없다. 대선에서 이기면 뻑적지근하게 한턱 내겠다"는 등 그의 말투는 거침이 없다. 평소 직설적 표현을 삼가던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이참에 정치적 입지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보폭도 국제무대로 넓히고 있다. 이달 중국을 방문하는 데 이어 올해 중 러시아 일본 출장도 계획하고 있다. 북핵 해결을 위한 대북특사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통일외교 분야에까지 역할을 찾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수사'라는 복병을 만나 곤혹스런 입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 시장의 최대 치적으로 삼으려는 청계천 복원사업이 자칫 그의 대권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한 강연회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 말이 많지만 호사다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련과 고통은 편법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며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된 파문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수도권발전 대책을 놓고 '승부수'를 던진 양상이다. 이해찬 총리와 연일 각을 세우며 목소리를 높이는 게 정책적인 소신 이외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차원으로 당 안팎에선 해석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표와 이 시장에 비해 불리한 상황을 만회하려는 의도로도 비쳐지고 있다. 여기에 '민주화 이미지'를 가미하고 있다. 4월 임시국회를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듣는 강재섭 원내대표는 "내년에는 강호에서 만날 것"이라며 칼을 갈고 있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