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통증없어 아이 울지않아요‥'경막외 진통법' 유아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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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을 제대로 표현할수 없는 어린이가 수술을 받고 난 뒤 온몸을 뒤척이며 고통을 호소한다면 바라보는 부모의 가슴은 100배,1000배 더 아플 것이다.
이 같은 부모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항암제 치료를 받는 말기암 환자나 무통분만을 원하는 산모에게만 시행돼던 '경막외 진통법'을 이용한 '무통마취주사'가 유소아에게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어린이 무통수술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경막외진통법은 등쪽으로 주사바늘을 넣어 극간인대를 거쳐 황색인대(척추뼈를 상하로 지탱)까지 밀어넣은 다음 척추신경을 싸고 있는 가장 바깥 쪽의 '경막'과 황색인대 사이의 '경막외' 공간에 마취제나 진통제를 투여하는 방법이다.
아이에게 전신 호흡마취를 하고 수술을 마친 다음 경막외 진통법을 실시하면 수술 뒤 깨어나서도 고통을 호소하거나 보채는 일이 없게 된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소아비뇨기과,소아외과,소아정형외과 등에서 총 110명의 다양한 환자에게 이 같은 방법을 시도해 모두 성공을 거뒀다.
길혜금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등쪽 표피에서 경막외강까지의 거리가 4.5∼6.0cm인 성인에게는 경막외진통법이 어렵지 않지만 그 거리가 1.5cm 안팎에 불과한 어린이에게는 위험성이 커 기피돼왔다"며 "시술 전 어린이에게 초음파검사를 실시해 경막외강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수술대상으로 적합한지를 가리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과가 확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길 교수는 또 "어린이 환자는 경막외강의 두께가 매우 얇고 조직이나 인대가 그리 탄탄하지 않기 때문에 바늘을 찌를 때 매우 숙련된 경험과 기술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경막외진통법은 신생아나 아주 어린 영아에 대해 주사바늘을 꼬리뼈(미추)를 통해 넣는 방법과 주사관을 경막외강에 꽂아 지속적으로 진통제를 주입하는 방법 등으로 확대 발전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탈장 항문질환 뇌성마비 다리골절 정류고환 고환수종 신장질환 요도밑열림증 요관방광역류 등의 질환을 수술할 때 이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