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8회를 맞는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 칸국제영화제가 11일부터 열하루간의 축제를 시작한다. 올해 칸영화제에는 '경쟁부문'(Competition)에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초청된 것을 비롯해 '비경쟁부문'(Out of Competition)에 '달콤한 인생'(김지운), '활'(김기덕, 주목할만한 시선), '조금만 더'(심민영, 시네파운데이션), '죽음의 다섯 손가락'(정창화, 클래식), '주먹이 운다'(류승완,감독주간), '그때 그 사람들'(임상수,감독주간), '망종'(장률, 비평가 주간, 한중합작) 등 여덟 편이 대거 출품됐다. ▲경쟁부문에 '극장전' 초청 = 올해 경쟁부문에는 구스 반 산트(마지막 날들), 라스 폰 트리에(만달레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폭력의 역사), 빔 벤더스(두드리지마), 로버트 로드리게즈(신 시티), 아톰 에고이안(진실이 있는 곳), 허우샤오시엔(최호적시광), 짐 자무시(망가진 꽃들) 등 거장들의 신작이 눈에 띄게 많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극장전'과 대만 영화 '최호적시광'을 비롯해 '천장지구'로 알려진 조니 토 감독의 홍콩 영화 '흑사회', 왕샤오슈아이의 '청홍'(중국), 이라크 영화 '킬로미터 제로'(히네르 살림), 일본 작품 '베이싱'(코바야시 마사히로) 등 여섯 편의 아시아 영화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영화제 기간이 모두 지나봐야 수상의 윤곽을 알게 될 것"이라는 집행위원장 피에르 티에모의 말처럼 '극장전'의 수상 가능성은 일단 현지에서 선을 보인 뒤에나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깜짝 초청' 케이스로 베니스에 초청됐던 '빈 집'의 경우나 발표 직전에 초청작 목록에 포함됐던 지난해 칸영화제 '올드보이'의 기억을 돌이켜 보면 '극장전'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가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풍문이나 2년 연속(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경쟁부문 진출이 드문 케이스라는 점도 수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으로는 보스니아의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과 홍콩 출신 우위썬(吳宇森) 감독,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프리다'의 배우 셀마 헤이엑, '미치고 싶을 때'의 독일 감독 파티 아킨, 누벨바그의 어머니로 불리는 아네스 바르다 감독 등이 참여한다. ▲'달콤한 인생', '활' 스포트라이트 = 경쟁부문은 아니지만 흔히 할리우드 대작이나 영화제측이 각별한 애정을 주는 기대작들이 선보이는 '비경쟁 부문'(Out of Competition)에 상영되는 '달콤한 인생'이나 '주목할만한 시선' 섹션의 문을 열 '활'도 현지에 모인 영화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달콤한 인생'이 상영되는 '비경쟁부문'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나 영화제에서 특별한 애정을 보이는 감독들의 작품이 선보이는 섹션으로 경쟁부문의 상영작들과 마찬가지로 대극장인 뤼미에르에서의 갈라 상영회와 기자회견 등 공식 행사가 마련된다. 올해는 '매치 포인트'(우디 앨런), '스타워즈'(조지 루카스), '너구리 공주'(스즈키 세이준) 등을 포함해 모두 여섯 편의 영화가 이 부문에서 상영된다. 경쟁부문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주목할만한 시선' 섹션의 오프닝작으로 월드 프리미어를 갖는 '활'에도 영화팬들의 시선이 쏠릴 듯하다. 최근 국제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구미권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과 시선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 액션영화의 대부 정창화 감독의 73년작 '죽음의 다섯 손가락'도 '칸 클래식' 부문에서 다른 고전들과 함께 재평가를 받는다.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던 이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 등에 일부 장면이 인용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밖에 학생작품들이 상영되는 시네파운데이션 섹션에는 심민영 감독의 영상원 졸업작품 '조금만 더'가 출품됐으며 국내 개봉 때와 마찬가지로 3분50초 가량을 무지화면 처리한 채 상영되는 '그때 그 사람들'과 최민식의 네 번째 칸영화제 상영작 '주먹이 운다'(류승완)는 프랑스 감독협회가 주관하는 감독주간에서 선보인다. 이밖에 재중 동포의 영화로 한국과 중국이 함께 제작한 '망종'(장률)도 비평가협회가 마련하는 '비평가 주간'에서 상영된다. ▲영화제 참가하는 한국 영화인 = 초청작품과 관련돼 국내 영화인들 중에서는 홍상수, 김상경, 엄지원, 이기우(이상 '극장전'), 김지운, 이병헌(이상 '달콤한 인생'), 김기덕, 전성환, 한여름(이상 '활'), 심민영('조금만 더'), 류승완, 류승범(이상 '주먹이 운다'), 임상수('그때 그사람들'), 장률('망종') 등의 영화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중 '극장전'과 '달콤한 인생' 팀은 레드카페트 행사에 올라 세계 언론의 플래시 세례를 받게 된다. 이밖에 장동건과 김희선은 각각 다국적 프로젝트인 '무극'과 '더 미스'의 프로모션차 영화제를 찾을 예정이며 프랑스 개봉을 앞둔 '태극기 휘날리며' 팀도 이벤트 참석차 칸 행 비행기를 탄다. 이밖에 리얼 판타스틱 영화제의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칸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문화다양성 회의에 한국측 대표로 참석한다. 영화제 기간 열리는 칸 필름마켓(MARCHE DU FILM)에는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 서비스, 쇼박스, 쇼이스트, 시네클릭아시아, 튜브엔터테인먼트, 미로비전, 코리아픽쳐스, MK픽쳐스 등 9개 회사가 부스를 열고 마켓 상영회를 개최하는 등 세일즈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 홍보관을 설치해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며 AFIN(Asian Film Industry Network)의 결성을 위한 회의에도 참석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