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속에 내 감정 고스란히..이모티콘은 '첨단 상형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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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고대 이집트가 부활한다.”
이런 표현은 이집트 문화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릴 때 흔히 등장한다.보기 힘든 기회이니 꼭 와서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믿을까.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에서 고대 이집트의 무엇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이것에 대한 많은 논문들은 한결같이 AC 2005년에 사는 우리가 BC 3000년부터 시작된 고대 이집트인의 그것을 닮으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모티콘의 등장과 폭발적인 진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모티콘이야말로 정보기술(IT) 강국의 한국인과 고대문화 강국의 이집트인 간 유사성을 잇는 게이트웨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논문들이 시사하는 바다.
이모티콘은 컴퓨터 자판에 있는 문자와 기호 숫자 등을 조합해 감정이나 의사를 나타내는 사이버상의 표현법을 일컫는다.
이모션(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인 이모티콘은 탄생 이후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해 이젠 '첨단 상형문자'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이모티콘으로 구성된 문장과 고대 이집트어로 씌어진 문장은 먼저 형태 면에서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상단에 씌어진 두 문장을 보면(다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 형태의 유사성에 놀랄 것이다.
이모티콘과 고대 이집트문자는 우선 주변에 흔히 있는 것들을 문자매체로 사용하고 있다.
이집트인들은 사람 동물 식물 등을 이용했고 이모티콘족들은 늘 끼고 사는 컴퓨터상에 있는 다양한 기호 등을 사용했다.
그림언어라는 측면에서도 21세기 이모티콘과 고대 이집트어는 5000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동일성을 띤다.
그림을 특정 의미와 연결하고 해석하는 이용자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이집트문자와 달리 이모티콘은 빠른 진화로 미래를 향하고 있다.
1980년대 초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한 학생이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 장난삼아 ':-'를 만든 이후 이모티콘은 1세대에서 4세대로 진화했다.
1세대(1G) 이모티콘에서는 주로 웃는 모습[:-)]같은 단순한 표정언어가 주류였다.
'나는 기분이 좋다'는 긴 문장을 치는 대신 :-) 하나로 표현했다.
그림문자의 경제성이 속도성을 중시하는 인터넷 문화와 화학적 결합을 이룬 것이다.
2세대(2G) 이모티콘은 2000년 9월 국내 MSN메신저 3.0 버전이 등장하면서 나타났다.
메신저창에 이미지와 색깔을 넣은 기쁨 슬픔 화남 등의 감정을 기본 이모티콘으로 제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문자로 나타내던 각종 표현을 그림으로 매뉴얼화해 대체한 것.길고 다양한 감정표현이 더욱 간단한 이모티콘으로 표현됐다.
3세대(3G)는 이모티콘에 유사 이래 처음으로 동작성이 추가됐다.
이모티콘이 눈웃음을 치거나 춤을 추는 등 액션을 첨가,단조로움을 극복했다.
최근 등장한 4세대(4G)는 상대방에게 전달된 이모티콘이 갑자기 커지면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각효과까지 극대화했다.
사용자의 마음 감정 의도를 더욱 적나라하게 전달하려는 이용자들의 욕구와 MSN메신저 네이트온 등 공급자의 마케팅력이 결합한 결과다.
하지만 언어학자들은 "이모티콘이 진화하면 할수록 그 형태가 고대 이집트문자의 회화성(그림문자)과 더욱 닮아가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며 놀란다.
이집트문자로 쓰인 독수리와 사자를 21세기 이모티콘으로 사용한들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모티콘에 대한 많은 논문들이 고대 상형문자가 현대 아이콘으로 부활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어떤 뜻일까.
21세기 유비쿼터스 시대에 사는 우리가 먼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신호를 이모티콘은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구 기독교문화 속에 숨어 있는 각종 기호와 도상(圖像)의 수수께끼를 추적하는 소설 '다빈치 코드'가 미래 어느 날 이모티콘 해석과 그 개발자인 네이트온과 MSN메신저의 비밀을 주제로 한 '다빈치 코드 2'로 재탄생할지 누가 알겠는가.
말하는 시간보다 손가락으로 치는 시간이 더 많아진 시대다.
여러 번 쳐야 하는 문자시대가 가고 한 번에 많은 것을 표현하는 그림문자 시대가 오는 것은 필연이 아닐까.
"넌 아직도 문자 하니,난 이모티콘 한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한글보다 이모티콘을 더 빨리 해석하고 이해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이런 표현은 이집트 문화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릴 때 흔히 등장한다.보기 힘든 기회이니 꼭 와서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믿을까.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에서 고대 이집트의 무엇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이것에 대한 많은 논문들은 한결같이 AC 2005년에 사는 우리가 BC 3000년부터 시작된 고대 이집트인의 그것을 닮으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모티콘의 등장과 폭발적인 진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모티콘이야말로 정보기술(IT) 강국의 한국인과 고대문화 강국의 이집트인 간 유사성을 잇는 게이트웨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논문들이 시사하는 바다.
이모티콘은 컴퓨터 자판에 있는 문자와 기호 숫자 등을 조합해 감정이나 의사를 나타내는 사이버상의 표현법을 일컫는다.
이모션(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인 이모티콘은 탄생 이후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해 이젠 '첨단 상형문자'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이모티콘으로 구성된 문장과 고대 이집트어로 씌어진 문장은 먼저 형태 면에서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상단에 씌어진 두 문장을 보면(다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 형태의 유사성에 놀랄 것이다.
이모티콘과 고대 이집트문자는 우선 주변에 흔히 있는 것들을 문자매체로 사용하고 있다.
이집트인들은 사람 동물 식물 등을 이용했고 이모티콘족들은 늘 끼고 사는 컴퓨터상에 있는 다양한 기호 등을 사용했다.
그림언어라는 측면에서도 21세기 이모티콘과 고대 이집트어는 5000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동일성을 띤다.
그림을 특정 의미와 연결하고 해석하는 이용자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이집트문자와 달리 이모티콘은 빠른 진화로 미래를 향하고 있다.
1980년대 초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한 학생이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 장난삼아 ':-'를 만든 이후 이모티콘은 1세대에서 4세대로 진화했다.
1세대(1G) 이모티콘에서는 주로 웃는 모습[:-)]같은 단순한 표정언어가 주류였다.
'나는 기분이 좋다'는 긴 문장을 치는 대신 :-) 하나로 표현했다.
그림문자의 경제성이 속도성을 중시하는 인터넷 문화와 화학적 결합을 이룬 것이다.
2세대(2G) 이모티콘은 2000년 9월 국내 MSN메신저 3.0 버전이 등장하면서 나타났다.
메신저창에 이미지와 색깔을 넣은 기쁨 슬픔 화남 등의 감정을 기본 이모티콘으로 제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문자로 나타내던 각종 표현을 그림으로 매뉴얼화해 대체한 것.길고 다양한 감정표현이 더욱 간단한 이모티콘으로 표현됐다.
3세대(3G)는 이모티콘에 유사 이래 처음으로 동작성이 추가됐다.
이모티콘이 눈웃음을 치거나 춤을 추는 등 액션을 첨가,단조로움을 극복했다.
최근 등장한 4세대(4G)는 상대방에게 전달된 이모티콘이 갑자기 커지면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각효과까지 극대화했다.
사용자의 마음 감정 의도를 더욱 적나라하게 전달하려는 이용자들의 욕구와 MSN메신저 네이트온 등 공급자의 마케팅력이 결합한 결과다.
하지만 언어학자들은 "이모티콘이 진화하면 할수록 그 형태가 고대 이집트문자의 회화성(그림문자)과 더욱 닮아가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며 놀란다.
이집트문자로 쓰인 독수리와 사자를 21세기 이모티콘으로 사용한들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모티콘에 대한 많은 논문들이 고대 상형문자가 현대 아이콘으로 부활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어떤 뜻일까.
21세기 유비쿼터스 시대에 사는 우리가 먼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신호를 이모티콘은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구 기독교문화 속에 숨어 있는 각종 기호와 도상(圖像)의 수수께끼를 추적하는 소설 '다빈치 코드'가 미래 어느 날 이모티콘 해석과 그 개발자인 네이트온과 MSN메신저의 비밀을 주제로 한 '다빈치 코드 2'로 재탄생할지 누가 알겠는가.
말하는 시간보다 손가락으로 치는 시간이 더 많아진 시대다.
여러 번 쳐야 하는 문자시대가 가고 한 번에 많은 것을 표현하는 그림문자 시대가 오는 것은 필연이 아닐까.
"넌 아직도 문자 하니,난 이모티콘 한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한글보다 이모티콘을 더 빨리 해석하고 이해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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