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식당이 있기 마련이다. 많이 알려지면 기다렸다가 먹어야 할 것 같고 주인의 서비스도 변할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는 사람을 만나면 그곳 얘기를 안하곤 못배긴다.


경기도 분당 미금역 먹자골목에 위치한 '삼포가는 길'(031-713-3545)이 그런 곳이다.


좌석이 40석이니까 자그마한 식당이다. 주 메뉴는 생선요리다.


생선을 이용한 메뉴가 하나같이 맛깔스럽고 먹음직스럽다. 점심 메뉴인 고등어시래기조림은 비린내가 전혀 없으며 깔끔하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시래기와 배추 씹는 맛이 좋고 고등어도 싱싱하다.


여기에 꽁치묵은김치조림과 '구이 3총사'인 꽁치 삼치 고등어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양념 맛에 손맛과 정성이 들어 있다. 반찬도 한정식처럼 다양하다.


저녁에는 잡어회를 안주 삼을 수 있다.


1인분에 2만원으로 푸짐하게 한 상 차려져 모임을 풍성하게 한다. 감칠맛이 나는 미역국에다 싱싱한 굴과 두릅 한접시,회무침 꽃게무침 갈치속젓 계란찜 고갈비 등 하나하나 정갈한 찬들의 향연이다.


잘 먹지 않는 불필요한 반찬들은 놓여지지 않는다. 회무침은 감성동 광어 등을 미나리 등 야채와 섞어 버무리는데 새콤한 맛이 그만이다.


잡어회는 당일 가락동수산시장에서 사온 감성돔 광어 송어 도다리를 내놓는다. 회는 투박하게 썰어 내놓지만 아주 싱싱해 부족함이 없다.


대구양념구이는 주인이 개발해 만든 별미인데 손이 너무 많이 가 바쁠 때는 안된다. 4명이 가서 회 먹고 소라회무침 곁들이고 식사로 탕이나 고등어시래기조림을 먹는게 이 집 코스다.


오픈한 지 1년만에 이미 분당지역 내 미식가들 사이에 소문이 퍼져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일요일은 쉰다. 문 여는 시간과 문 닫는 시간에 '삼포가는 길' 노래가 흘러나온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