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PSV에인트호벤)이 마침내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골을 쏘아올렸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에인트호벤은 박지성의 선제골과 필리프 코쿠(2골)의 득점포로 '거함' AC밀란(이탈리아)을 3-1로 제압했지만 1차전 0-2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지성은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립스 홈구장에서 열린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전반 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통렬한 왼발 강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이영표는 후반 20분 코쿠의 추가골을 어시스트, 태극듀오가 지구촌 이목이 집중된 빅 매치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대활약을 펼쳤다.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전반 9분 헤셀링크에게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준 뒤 문전으로 쇄도하며 볼을 다시 받자마자 벼락같은 인스텝 슛을 때렸고 볼은 AC밀란 골키퍼 디다가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네트 오른쪽 상단을 갈랐다.


박지성은 이로써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역사적인 첫 골을 쏘아올린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설기현(울버햄프턴)이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뛰던 2001년과 2003년 예선 2, 3라운드에서 골을 기록했지만 유럽 최강 클럽들이 모인 본선 무대에서 득점포를 쏘아올린 것은 박지성이 처음이다.


박지성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린 에인트호벤은 전반 28분 헤셀링크가 크로스바를 맞추는 헤딩슛으로 파상공세를 폈고 전반 37분 카푸의 노마크 슈팅 찬스에서는 이영표가 마지막 순간 중심을 흔드는 육탄 수비로 실점 위기를 막았다.


후반 2분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반 봄멜의 슛은 골키퍼 품에 안겼고 1분 뒤 파르판의 오른쪽 돌파로 박지성에게 다시 득점 찬스가 찾아왔으나 오른발 인사이드 슛이 빗맞고 말았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후반 초반 잇따라 프리킥을 이끌어내며 에인트호벤의 파상 공세를 주도했다.


에인트호벤의 추가골은 이영표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이영표는 후반 20분 카푸를 앞에 두고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컴퓨터 크로스를 올려 달려들던 코쿠의 머리에 맞혔고 볼은 디다 옆으로 빠져 그물을 흔들었다.


2-0으로 앞선 에인트호벤은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가 기적같은 결승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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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후반 인저리타임에 막 들어선 순간 통한의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에인트호벤 수비진이 잠시 흐트러진 사이 왼쪽에서 올라온 카카의 크로스를 노마크 상태의 마시모 암브로시니가 헤딩으로 꽂아넣어 결정적인 한골을 만회했다.


에인트호벤은 인저리타임 2분 코쿠가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스코어를 3-1로 벌렸지만 원정 득점의 열세를 끝내 만회하지 못했고 양팀을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지성과 이영표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머리를 움켜쥐고 아쉬운 탄성을 토해냈다.


에인트호벤의 놀라운 선전에 벼랑 끝까지 몰렸다 탈출한 AC밀란은 오는 2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다툰다.


◆5일 전적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PSV에인트호벤(1승1패) 3-1 AC밀란(1승1패)

▲득점= 박지성(전9분) 필리프 코쿠(후20분.후47분.이상 에인트호벤) 마시모 암브로시니(후46분.AC밀란)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