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 내가 모신 건데 그게 뭐 상 받을 일이나 되나요" 47년간 한결같이 시어머니를 모시며 병든 남편의 수발까지 들고 있는 60대 며느리가 오는 8일 제 33회 어버이날을 맞아 효행자 부문 국민포장을 받는다. 주인공 한효순(66.춘천시 서면)씨는 자식에게 편안히 봉양을 받아도 될 60대 중반의 나이지만 치매기가 있는 아흔의 시어머니와 이틀의 한번꼴로 혈액투석을 받아야하는 장애 2급의 남편과 함께 사느라 자신을 돌볼 틈도 없다. 한씨가 얼굴 한번 못 본 채 장남인 남편 경수현(68)씨에게 시집온 것은 한씨가 19살 때. 어린 나이에 시부모 모시는 일이 내키지 않았을 법도 한데 9살때와 13살때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여의고 삼촌 손에서 컸던 한씨는 결혼과 동시에 함께 살 시부모가 생기자 마냥 기뻤단다. 그후 농사일하랴 시부모 모시랴 7남매 키워내랴 젊은 시절을 정신없이 다 보내고 14년전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치매기를 보이는 시어머니와 심한 당뇨를 앓고 있는 남편을 돌보며 47년간 맏며느리 노릇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한씨의 건강도 나빠져 고혈압과 관절염 약을 입에 달고 살지만 힘든 기색없이 항상 밝은 모습이라 마을 주민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30년 넘게 한씨 이웃에 산 박순덕(55)씨는 "관절염이 심해 많이 걷지도 못하실 정도로 본인 몸도 불편하신데 한결같이 시어머니나 마을 노인분들 모시는 것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고 말한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경로당에 갈 때면 한씨가 거기서는 가장 막내라 노인들 식사준비나 청소도 도맡아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마을 노인들을 내 부모처럼 챙긴다는 것이다. 수상 소식에도 "특별히 남들보다 잘한 것도 없다"며 겸손해하던 한씨는 "일주일에 세번 남편이 병원에 투석을 받으러 갈 때마다 시내에 사는 아들과 사위들이 번갈아 남편을 집으로 모시고 온다"며 자식들에게 오히려 공을 돌렸다. (춘천=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