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 3월3일, 5월2일, 9월9일, 10월24일의 공통점은?" 이날들은 바로 우리 농.축산물의 생일이다. 품질 좋은 우리 농산물을 주위 사람들과 나눠 먹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각종 농축산물의 '데이(day)'는 소비 촉진에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배의 고장인 전남 나주에서 시작된 '배 데이(Pear Day)'는 '새해 배(梨)를 나누면서 소망도 배(倍)로 거두라'는 뜻에서 주변 사람들에 1월 1일 배를 선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숫자 3이 겹치는 3월3일은 '삼겹살 데이'로 비교적 잘 알려진 편. 이날은 평소 소홀했던 가족이나 친구와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사랑과 우정을 돈독히 하는 날로, 축협들이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읽는 그대로 `오이'가 되는 5월 2일은 농촌진흥청과 전남농업기술원이 공동으로 정한 '오이 데이(52Day, Cucumber Day)'. 최근 몇 년 기상 호조로 인한 출하량 증가와 소비 침체로 가격 하락이 우려됨에따라 지정된 오이 데이는 오이의 다이어트와 미용 효과를 강조하는 날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5월 2일은 오이의 날인 동시에 오리의 날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조류독감 파문으로 급격하게 소비가 위축된 오리 고기 소비 확대를 위해 강원농협과 울산농협 등에서는 이날 할인 판매와 다양한 시식회를 준비했다. 9월 9일은 닭을 불러 모을때 내는 '구구' 소리에 힌트를 얻어 만들어진 '치킨 데이(99Day, Chicken Day)'다. 농진청 축산연구소 이상진 박사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치킨데이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닭고기를 즐겁게 먹으면 건강과 함께 양계 농가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했다. 가장 먼저 일반에 알려진 '사과의 날(Apple Day)'은 농산물 판촉보다는 따뜻한 학교 만들기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학교폭력대책 국민협의회가 제안한 사과의 날은 10월 24일로, 사과 향기가 그윽한 10월에 둘(2)이 사과(4)하며 `마음의 말을 나누는 날'이다. 이밖에 국적불명의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대신하기 위해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제안한 양력 칠월칠석(7월7일)은 '연인의 날'로 이름이 붙여져 우리 농산물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자리잡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축산물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의미를 활용하기 위해 생산자 단체나 지자체에서 각종 농산물 `데이'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으며 농진청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 농산물이 지니고 있는 우수성이 널리 인식되고 소비가 늘어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