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은 헤드헌팅 중' 삼성전자 CEO들의 해외출장 일정에는 `리쿠르팅'이 빠지지 않는다. 출장 기간 바쁜 시간을 쪼개 대학 강연, 기업 설명회, 면접 등을 통해 비즈니스와 핵심 인재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 `인재=기업경쟁력'으로 불릴 정도로 우수인재 유치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CEO들이 직접 해외 `인재 사냥'에 나서는 등 삼성, LG 등 주요기업들이 우수 인력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전자산업협회(EIA)의 `기술혁신 리더상' 수상식에 참석한 후 서둘러 시내 한 호텔로 자리를 옮겼다. 반도체 부문 현지 박사급 인력의 채용 면접 인터뷰를 직접 주관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반도체 총괄 인사담당 임원도 배석했다. 황 사장은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미국 출장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우수인재 채용"이라며 "창의력, 문제해결력, 인적 네트워크 등에서 장점을 갖고 있는 해외 우수 인력과 국내 우수 인력의 조화로운 운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나가는 것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위한 관건"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지난 3월 2일, 4일에도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UC버클리에서 학생, 연구원, 교수, IT업계 관계자, 재미과학자 등이 모인 가운데 특강을 갖고 강연 후 기업 설명회도 직접 주재했다. 앞서 최지성 디지털 미디어 총괄 사장도 지난해 미국 보스턴 MIT에서 재학생과 MIT 출신 교수, 박사급 인력 등을 대상으로 기업 설명회를 개최, 디지털 미디어 부문의 미래 비전 등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충남 아산 탕정에 `헤드쿼터'를 두고 있는 LCD 총괄의 이상완 사장도 지난달 15일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본원에서 전략적 산학 협력관계 수립을 위한 조인식을 가진에 이어 특강을 갖고 충청권 우수 인력 확보에 직접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아예 석박사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총괄별로 별도의 TFT를 구성, 미국의 경우 상.하반기 1회씩, 유럽은 1년에 1회씩, 대학들을 돌며 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에서는 현지 법인이 별도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TFT 소속 40여명은 지난달 17∼23일에도 팀을 나눠 미국 전역의 명문 대학 40곳 가량을 돌며 인재 확보 작업을 진행했다. `삼고초려의 자세로 우수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라'고 역설해온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지난 3월말 미주 출장길에 LA에 들러 10여명의 석. 박사급 인재들과 간담회를 갖고 회사 현황 및 비전을 상세히 전했다. 삼성전기의 경우도 강호문 사장이 지난달 초 미국 출장 중 스탠퍼드대 한국인 석.박사 인력 35명과 만나 기업설명회를 갖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진데 이어 지난달 19-20일에는 고병천 CTO가 미국 MIT, JIT(조지아 공대)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LG전자 CEO들도 올해부터 해외 출장시 `핵심 인재를 면담', `매장 방문' , `해외법인내 현지 채용 외국인 인력 면담' 등 3가지 임무를 반드시 수행하라는 특명을 김쌍수 부회장으로부터 받았다. 이에 따라 이희국 LG전자 CTO 사장은 올 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직후 리더급 R&D 인재 모집을 위해 LA 인근 세리토스에서 `LG 테크노 콘퍼런스'를 열었다. LG전자는 이어 지난달 16∼25일 본사 인사팀 등 20명으로 구성된 `R&D 석.박사 유치단'을 미국에 파견, 스탠퍼드, 버클리대 등 20여곳의 미국 대학에서 유학생 대상 인재 확보 활동을 펼쳤다. LG화학의 경우도 지난 3월 노기호 사장, 여종기 CTO 사장이 북미 지역에서 해외 인재 채용투어를 실시했으며 노사장은 지난달에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 직접 참석했다. LG필립스LCD도 지난달 임원들이 북미 지역에서 핵심 기술인재 유치에 나서는 등 올해 북미, 일본 등에서 6회 이상의 순회 채용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핵심 인재를 얼마나 보유했느냐가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인재 확보 및 육성은 경영진들의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며 "리크루팅은 이제 CEO들의 연중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