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5년만의 대형산불이 발생, 피해가 컸던 강원도 양양지역과 충북 영동 등 전국의 산 12곳에서 28일 불이 잇따라 발생, 주민들이 긴급대피했으며 이중 8곳에서는 산불이 강풍을 타고 계속 확산되고 있다. 특히 건조경보와 강풍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밤이 되면서 진화헬기들이 모두 철수, 불길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충북 영동의 신라 천년고찰 영국사는 문앞까지 불길이 접근했으나 힘겨운 진화끝에 가까스로 화마를 모면했다. 소방당국은 인가가 근접해있는 양양과 충북 영동, 경북 김천지역에 방어선을 구축, 민가등을 보호중에 있으며 날이 밝는대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했다. ▲ 강원 양양.정선.태백지역 이날 오후 3시 25분께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주리에 산불이 발생, 산림 95㏊, 주택 14채, 방갈로 3동, 보건진료소 1채, 창고 1동 등을 태우고 계속 번지고 있다. 양양군은 오후 4시50분께 입암리와 임호정리, 포매리, 원포리, 지경리, 견불리, 상월천리, 하원천리 남애 1.2.3리 등 12개 마을 842가구 1천925명의 주민에 대해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불이 나자 소방헬기 8대를 비롯해 공무원과 군병력 등 산불진화대 4천여명이 진화에 나섰으나 바람이 워낙 강한데다 수시로 방향을 바꾸며 사방으로 번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영동지역은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1-28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하루종일 이어졌는데 특히 미시령의 경우 순간최대풍속이 사람이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 정도인 시속 38.3m였고 대관령 32.7m,강릉 27.4m,속초 21.5m로 대관령과 강릉 원주지역은 올해 최대순간 풍속 극값을 기록했다. 양양산불 현장지휘본부와 한국전력측은 이날 양양지역에 순간최대풍속 27m의 강한 바람이 불어 한전 고압선로에서 12m 떨어져 있는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한전 전주에 걸쳐진 상태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정선군 귤암리 동무지 인근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 강한 바람을 타고 산 정상을 넘어 번지고 있으며 오후 6시께는 태백시 동점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강한 바람을 타고 5㏊ 가량의 산림을 태운 채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 충북 영동지역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산리 야산에서 27일 오전 11시30분께 발생한 불은 28일 오후 강한 바람을 타고 인접한 천태산(해발 715m)에 옮겨 붙어 계속 타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잡히는 듯 하던 불길은 현장에 투입된 헬기 14대중 9대가 철수한 오후 2시께 강풍에 의해 되살아나 천년고찰 영국사(寧國寺)를 위협, `제2의 낙산사'사태가 우려됐으나 집중적인 진화작업으로 사찰 20-30m 앞에서 불길이 잡혀 가까스로 화마를 모면했다. 이 불로 산림 7.5㏊정도가 소실됐으며, 영국동 지력골,도가실 44가구 94명, 호탄리 122가구 350명등 500여명이 천태분교로 긴급대피했다. 불은 이날 밤 11시현재 호탄리 마을 야산 2㎞까지 진출, 당국이 영국사와 주변 마을, 호탄리 민가 보호를 위해 방화선을 구축한 상태다. ▲대구 경북및 기타 지역 대구ㆍ경북지역에도 5곳에서 산불이 나 4㏊가 소실됐으나 2곳은 진화되고 3곳은 밤 10시 현재 계속 타고 있다. 이날 낮 12시20분께 경북 김천시 부항면 신옥리 뒷산에서 불이 나 10여시간이 지나도록 불길이 잡히지 않은 채 계속 번지고 있으며 신옥리 등 마을 주민 160명이 긴급 대피했다. 오후 2시50분께는 경북 상주시 공성면 영호리 뒷산에서도 불이 나 헬기 3대가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였으며 오후 3시께는 영덕군 지품면 복곡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밖에 전북 남원지역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 180㏊가 소실됐으나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은 다행히 인명피해를 내지 않았으나 이날 오후 6시께 전북 남원시 보절면 진기리 야산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육군 35사단 최모(28) 대위가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