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ㆍ술집서 부르던 '마담' 회사이름 쓴다고 말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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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멋을 전하는 패션 전문 기업으로 대를 이어 가겠습니다."
28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마담포라의 이철우 명예회장(74)과 이병권 사장(58).
이 모자(母子)와 회사 디자이너인 손녀 이주원씨(29)까지 삼대의 감회는 남다르다. 굴곡이 심한 패션업계에서 반세기를 버텨오며 대표적인 중견 여성 기성복 업체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병권 사장은 "50년을 맞은 패션업체는 국내에서 흔치 않다"고 말한다.
마담포라는 이 사장의 부친인 고 이길선씨와 이철우 회장이 1955년 광주시에 '남성(南星) 양장점'을 차리면서 시작됐다. 당시에도 맞춤 정장을 만드는 직원이 30여명에 이를 만큼 소문이 난 대형 양장점이었다. 그러나 지난 72년 겨울 광주 충장로의 화재로 목조건물인 양장점이 전부 불타고 원단과 인조밍크 등 겨울장사를 위해 쌓아 놨던 자재도 모두 잃었다.
그러나 73년 서울 명동으로 진출한 게 '전화위복'이 됐다. 유행을 발빠르게 선도하면서 서울 중산층 부인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 회사 이름도 당시에는 다방이나 술집에서 쓰는 것으로만 인식했던 '마담(부인)'을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79년에는 2~3년간의 준비 끝에 을지로 롯데백화점 개점에 맞춰 기성복을 내놓았다. 이후 마담포라는 롯데백화점에서 10여년 이상 매출 상위 브랜드로 손꼽혔다.
현재 백화점 매장과 대리점을 합쳐 전국에 60개 점포를 보유한 마담포라는 해마다 4백~6백종의 블라우스와 스커트 원피스 등 종합 여성복을 생산하는 코스닥 등록 업체로 성장했다. 한벌이 60만~90만원대에 이르지만 40~50대 단골 고객이 많기로 유명하다. 또 80년대부터는 소사장 제도를 도입,생산을 분리하고 디자인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백7억원.
이병권 사장은 "외환위기가 닥친 98년에도 전국에서 11번의 패션쇼를 열었을 만큼 고객에게 다가가는 데 신경을 써왔다"며 "재고 부담이 높은 업종이지만 '땡처리'를 하지 않고 이미지를 관리해 온 점,덩치가 큰 중·장년층을 위해 '빅 사이즈' 제품 개발에 나선 것 등이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담포라는 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재단 '사랑의 날개'를 설립,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