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兩朴)이 다시 뜬다' 한달간 방학을 마친 박세리(28.CJ)와 박지은(26.나이키골프)이 춘추전국시대로 돌변한 '2인자 경쟁 구도' 평정에 나선다. 박세리와 박지은은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4일간 미국 테네시주 프랭클린의 밴더빌트레전드골프장 아이언호스코스(파72.6천458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프랭클린아메리칸모기지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에 나란히 출전한다. 박세리와 박지은은 지난달 28일 끝난 나비스코챔피언십 이후 꼬박 한달을 쉬면서 부상 회복과 샷 감각 회복에 매달려온 끝에 마침내 재기의 출사표를 던졌다. 올들어 박세리가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박지은은 허리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LPGA 투어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독주를 막아낼 대항마가 실종된 상태. 더구나 이들 '양박'이 코스를 떠난 사이 대회마다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우승컵을 차지하는 등 '포스트 아니카' 경쟁에서도 절대 강자가 사라진 형국이다. 때문에 투어 대회의 흥미가 크게 떨어지면서 LPGA 투어 사무국도 박세리와 박지은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려온 것도 사실. 박지은과 박세리는 다같이 복귀전을 우승으로 장식하면서 소렌스탐의 '경쟁자'로서의 위상을 다지겠다는 각오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부진에 '한달간 투어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박세리는 지난 한달 동안 '영원한 스승'인 아버지 박준철씨와 함께 캘리포니아주 '캠프'에서 흐트러진 스윙을 가다듬는데 정성을 쏟았다. 당초 이 대회도 건너뛰고 다음달 6일부터 열리는 미켈롭울트라오픈을 복귀전으로 삼으려던 박세리가 출전을 결심한 것은 이제 제 스윙을 되찾았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문제점은 진작에 교정을 마쳤고 실전에서 자주 샷을 망가뜨린 원인으로 작용했던 심리적 압박감만 떨쳐낸다면 1년여만의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박세리의 장담이다. 바뀐 스윙폼에 채 적응이 안된 채 시즌을 시작한데다 허리 통증마저 도져 한달을 쉰 박지은도 시즌 첫 승을 자신하고 있다. 서울에 머물며 재활을 마무리짓고 지난 18일 애리조나 피닉스 집으로 돌아간 박지은은 일주일 동안 맹훈련을 매달린 결과 만족스러운 훈련 성과를 거뒀다. 마침 이 대회에는 '지존' 소렌스탐이 결장, 박세리와 박지은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면 우승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세리와 박지은의 복귀전 우승 길목에 버틴 경쟁자는 디펜딩챔피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김미현(28.KTF)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낸 오초아는 올해 아직 우승은 없지만 상금랭킹 2위를 달리며 '포스트 아니카' 경쟁 선두주자로 나섰다. 김미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코스레코드(64타)를 세우는 등 밴더빌트레전드골프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SBS골프채널이 30일 오전 5시(2라운드), 5월1일 오전 3시(3라운드), 5월2일 오전 4시(최종 라운드)에 각각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