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째 전국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위즈덤하우스). 지난해 말 출간된 이 책은 한달 반만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뒤 출판불황에도 불구하고 석달만에 판매부수 50만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책의 성공 요인을 보자. 우선 '살아 있는 동안'이라는 익숙함과 '꼭 해야 할'이라는 당위성이 담긴 제목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소설 독자층이 주로 20~30대 여성이라는 공식에도 불구하고 40~50대 남성들이 가장 매력적인 독자로 부상한 이유는 제목 때문이란 게 서점과 출판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나'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이를 통해 새로운 용기와 자신감을 키워줬다는 점도 작용했다. 인터넷서점이 등장한 이후로 출판마케팅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시공간에서 자유로운 유비티즌들의 출현은 강력한 프로슈머의 등장을 예고했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사이버상의 유저들을 위해 '본문 미리보기 서비스'와 '블로그 및 홈페이지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플래시 카드'를 만들어 스킨십을 발휘했다. 입소문은 입소문을 낳고 독자들의 감동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블로그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삶에 대한 희망과 따뜻함을 심어주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저자에 대한 지명도가 낮은 점은 이 책의 약점이다. 항간에는 탄줘잉이라는 저자가 가상 인물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감동적이어서 하룻밤 새 다 읽어내려갔다'는 도종환 시인의 평은 책에 대한 자신감을 주었고 독자들의 손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책은 출간과 더불어 급속하게 팔려나갔고 선물용 대량판매까지 이어졌다. 때마침 새해와 졸업 선물 특수로 몇백부씩 팔리자 '사재기'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감동적인 메시지와 더불어 자발적인 실천으로 이끄는 자기계발적인 요소가 신년의 독자들에게는 동기부여가 충분히 된 셈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숫자 '49'는 완성을 위한 과정을 의미한다. '100'을 채우기 위해 넘어야 하는 절반의 수 '50'을 앞둔 '49'는 이 책에서 희망을 상징한다. 하나만 채우면 절반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가 목표대로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기까지는 치열했던 고민과 실행력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김정민 위즈덤하우스 광고홍보팀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