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상을 포함한 중국의 외환제도 개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위안화문제와 관련한 일체의 국제적 압력에 거부감을 표명해왔던 중국 정부의 자세가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중국이 내달초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는 외환시장 개혁에 어떤 내용을 담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 행장은 지난 23일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위안화 환율시스템의 조정은 우선 내부의 요인과 압력을 고려해야 하며,그 다음에 국제적인 요인과 압력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 중 한개 요인이 작용할 때도 있고,동시에 두 개 요인이 작용하는 때도 있다"고 말해 미국 등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 등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저우 행장은 "환율시스템 개혁을 가로막는 심각한 정치적.기술적 장애물은 없다"고 언급해 위안화 조기 평가절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위안화 조기 평가절상 관측도 저우 행장의 이날 위안화 관련 발언은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3월 중순 "위안화 절상을 강력히 요구하는 사람들이 절상 후 생겨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던 기조와는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이는 최근 미 의회에 이어 부시 행정부의 위안화 조기 절상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데 따른 반응으로 읽혀진다. 미국은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이어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까지 나서 중국 정부에 변동환율제의 조기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도 올 1분기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1백66억달러로 최대 규모에 달한데 대해 수출 억제를 강화하는 등 위안화 환율 절상압력을 의식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연내 위안화 평가절상설도 대두되는 분위기다. ○5월 외환시장 개혁에 주목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내달초 발표할 외환시장 개혁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내달 18일부터 외환시장에 마켓메이커를 도입하고,이종 통화간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개선안을 마련했다.이미 HSBC 씨티뱅크 등 7개 외국계 은행과 2개 중국은행을 마켓메이커로 지정했다. 또 미국 달러를 홍콩달러,일본엔 유로 등과 거래하는 등 8종의 신규 외환거래를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는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자격을 얻은 외국계은행과 중국은행들이 위안화를 미국달러,홍콩달러,일본엔,유로로만 거래할 수 있다. 김범수 우리은행 베이징지점장은 "위안화 평가절상에 앞서 중국은 어느 정도의 재평가가 합리적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장'을 갖는 게 필요하다"며 "자체 판단에 따라 외환을 사고 팔 수 있는 마켓메이커의 도입은 위안화 환율 절상을 위한 정지작업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 내에서도 상무부가 수출위축에 따른 실업대란을 내세우며 위안화 환율제 조기 개혁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