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전략'을 고수해 온 삼성전자의 '센스' 노트북 최신 모델이 시중에서 99만원대에 팔리고 있어 관련 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삼성 센스의 1백만원 미만 판매는 최근 업계 사이에 일고 있는 가격파괴 경쟁에 기름을 붙는 격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가격 비교 웹사이트인 다나와(www.danawa.co.kr)에 따르면 삼성전자 센스 노트북 'SP28' 시리즈 가운데 하나(모델명 SP28-D130)가 최저가인 99만9천원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은 지난 11일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모습을 드러냈으며,현재 이 모델을 취급하고 있는 업체 수가 1백9개로 파악된다. 정세희 다나와 팀장은 "동급 수준의 최신 센스 모델이 보통 1백10만∼20만원대에서 팔리는 것에 비하면 무려 10만∼20만원이나 내려간 셈"이라며 "현재 용산전자상가 등 오프라인 판매점에 나가도 이 가격대로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99만원짜리 모델은 15인치 모니터에 인텔 셀러론M1.3㎓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하고 하드디스크 40GB,메모리 2백56MB인 보급형 노트북이다. ATI 라데온 9000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고 DVD·CD 콤보드라이브,무선랜까지 지원된다. 무게는 2.85kg이다. 삼성 브랜드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편이다. 삼성의 최신 제품까지 이처럼 저가 노트북 대열에 들어서자 관련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해 온 삼성마저 시장 흐름에 발맞춰 저가 노트북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삼성 측은 "명품 전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래부터 1백20만원대 보급형 제품군은 나와 있었다"며 "전자상가나 온라인 판매상이 자신들의 마진을 깎아가며 가격을 낮춰 파는 것까지 관여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 업체들은 "저가 시장이 커지다 보니 삼성이 1백만원대 미만 판매를 묵인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이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제품까지 가세하면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노트북시장은 지난해 말 델컴퓨터가 99만원대(부가세 제외) 노트북을 선보인 뒤 삼보컴퓨터와 소텍컴퓨터 등이 잇따라 부가세를 포함하고도 80∼90만원대인 초저가 제품을 내놓았다. IBM의 PC 사업을 인수한 중국 레노보가 올 상반기 중 저가 노트북을 한국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가격 혈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