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악계에서 맹활약하며 비올리스트로 주목 받고 있는 동포 전정훈(34.미국명 피터 전)씨가 20∼23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오페라 `사랑의 묘약'으로 지휘자로 데뷔했다. 전씨는 22일 오후 공연에서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기존의 오페라 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연출과 전씨의 스타일로 재해석된 음악을 유감없이 들려줬기 때문이다. 그는 "오페라 하면 무겁고 어렵다는 인식이 일반인들에게 있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가급적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지휘했다"며 "그러나 함께 한 `로열 오페라단'의 연출과 공연이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로열 오페라는 대중으로부터 외면 당하는 오페라 공연계의 냉정한 현실의 벽을 넘으려고 차별화된 오페라를 제작하는 단체이다. 전씨는 "이번에 공연된 오페라는 농사꾼들이 거리에서 힙합을 추는 젊은이들과 스프레이 페인팅을 즐기는 거리 예술가로 둔갑하기도 한다"며 "한마디로 `퓨전 오페라'라고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전씨의 부인 임소연(34)씨가 출연했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뉴잉글랜드 컨서버터리 석사 및 연주자과정을 나온 그는 캔자스대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캔자스 위치토 그랜드 오페라단 전속 아티스트 겸 캔자스 리릭 오페라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오페라 지휘에 앞서 지난 9일 비올라 초청 독주회를 열어 관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전씨는 독주와 실내악 뿐 아니라 교수로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으며 거기에 지휘라는 또 다른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미국으로 이민한 전씨는 뉴잉글랜드 음악원 비올라 전공으로 학사ㆍ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 중 28세에 캔자스대로 초빙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비올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제임스 부쉘, 파울라 로빈슨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연주하는 등 미국 전역과 일본, 한국 등지에서 독주와 실내악으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코리아나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 멤버로 국내에서도 연주할 예정이다. 탱글우드 페스티벌 5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비디오에서 차세대 유망주 비올리스트로 선정돼 두각을 나타낸 전씨는 뛰어난 연주자들이 참가하는 페스티벌에 정기적으로 초청 받고 있다. 미국 공연 일정으로 24일 출국하는 그는 "국내 무대에 자주 올라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며 "내년부터는 정기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