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아들과 초등학교 3학년 딸이 있는 김모씨(서울 서초구 서초동.40)는 4월 토요휴업일인 23일을 어떻게 보낼지 큰 걱정이다. 주5일제 수업으로 맞은 첫 토요휴업일이었던 지난달 26일 워낙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점심때 아이들 과제물인 '토요휴무 활동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 김치박물관을 다녀온 뒤 5개에 달하는 과목별 과제를 도와주느라 밤1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부모가 모두 직장에 다니는 서울 강서구 A초등학교 4학년 오모양(11)은 이번 주말 학교에 가 보는 것이 어떠냐는 부모의 권유에 손사래부터 쳤다. "학생들이 나오면 출근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이 맘에 걸렸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주5일제 수업이 전국 학교에서 한달에 한번씩 실시되면서 학생과 학부모 모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초·중학교 학생들은 과도한 과제물에 시달리거나 학원에 가고 있고,학교의 특기적성 교육에 참여한 아이들은 성의없는 운영에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서울시교육청은 토요휴업일과 관련,학교별 프로그램을 수요에 맞게 개선하고 과도한 과제를 내주지 말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최근 학교에 내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교육부 학교정책과의 이준순 연구관은 "일선 교사들이 과제물 부과를 가장 손쉬운 학생 통제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협조 공문만으로는 일선학교를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교들이 마련한 프로그램도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하기보다는 운영의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불만도 나왔다. 서울 성동구 B중학 교사는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이번 토요일에 학교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학생이 지난달보다 적다"며 "특히 이번 휴업일은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대부분의 학생이 학원이나 집에서 공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3월말 실시한 주5일제 설문조사와 4월 휴업일 후 실시할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인 주5일제 수업 보완대책을 5월께 내놓을 방침이다. 김현석·송형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