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이 매출액 상위 100위권안에 진입해 이를 유지하는 기간은 평균 43년인 것으로 추산됐다. 또 미국 기업들에 비해 변화속도가 훨씬 빠르고 특히 최근 들어서는 최정상권의 기업들이 수익이나 성장 측면에서 독점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1일 `100년 기업의 조건' 보고서를 통해 1981∼2004년중 거래소 상장 및 코스닥 등록 업체 2천8개사를 대상으로 연도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뽑아 분석한 결과, 한국의 기업환경이 미국에 비해 훨씬 역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매년 100대 기업에서 탈락하는 기업이 평균 2.33개사로 100대 기업에 진입한 기업이 이를 유지하는 기간은 평균 43년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비해 포천지가 지난 1955∼1994년 선정해온 미국의 500대 기업 자료를 같은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500대 기업이 상위 500위권을 유지한 존속기간은 평균 64년에 달했다. 이는 한국의 기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신흥시장인데다 미국보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며 100대 기업에서 탈락했다가 다시 진입하는 `패자부활' 기업들도 상대적으로 많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다만, 국내 100대 기업의 연령은 지난 1981년에는 평균 23년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35년으로 늘어나는 등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상위권 기업들의 나이도 많아지는 추세다. 아울러 보고서는 최근 특징으로 최정상권 기업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점을 꼽았다. 예를 들어 지난 1981∼1998년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5.3%이고 이중 5대 기업은 15.9%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1999년부터 작년까지는 100대 기업의 경우 평균 12.2%인데 비해 5대 기업은 17.7%에 달했다. 보고서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처럼 승자가 독식하는 집중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해 매출액과 시가총액 측면에서 모두 30위권안에 든 23개 기업중 50년이상 된 기업은 기아자동차와 하이닉스반도체(1949년 국도건설㈜로 출범, 83년 현대전자로 상호변경) 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매출액과 시가총액이 모두 30위권안에 드는 17개 기업중 GE, 엑손 모빌,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P&G, 존슨앤존슨 등 9개사는 100년을 넘었으며 IBM, AIG 등도 100년에 육박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