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중국 난징공장 2기 준공식을 마친 20일 밤. 행사에 참석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오랫만에 폭탄주 몇잔을 마셨다. 사장단 전원을 대동한 채 뤄즈준 난징시 서기, 짱웨이거 장쑤성 부성장, 짱홍쿤 난징시장 등 중국 측 인사들과 함께였다.


21일 오전 7시 난징시내의 한 호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간담회장에 나타난 박 회장은 "참 기분 좋은 밤이었다"며 웃었다.


박 회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개인적으로나 그룹 차원에서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몇년 전 그룹 구조조정을 위해 금호타이어를 군인공제회 컨소시엄에 매각했다가 되사들인 것도 그렇고 지난 2000년 '알토란'같은 중국 텐진공장을 브리지스톤에 넘긴 아픔을 딛고 톈진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로 한 데서도 남다른 감회를 느끼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제품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는데도 브랜드 파워가 약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면 다른 시장에서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톈진공장을 매각한 뒤 다시 톈진에 생산시설을 확보하려는 대해 "지금 생각해봐도 당시의 매각결정은 옳은 것이었고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번에 최신 설비를 구축하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향후 그룹의 중국사업에 대해 난징공장과 텐진공장 뿐만 아니라 고속버스사업, 렌터카 사업 등에도 투자를 확대해 연말까지 모두 4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뿐만 아니라 그룹 전반의 경영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박 회장은 우선 대한항공 한서항공 등이 추진하고 있는 저가항공사 설립과 관련, "한국에선 성공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국내 고객들의 요구수준이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양질의 서비스와 높은 안전도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항공사는 고객들의 감동을 먹고 산다"며 "가격을 낮게 받으면서 고객들의 수준 높은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한국관광공사 롯데 한화 대림 등과 함께 전남 해남?영암지역에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시 조성사업에 대해 "입지와 제반 여건이 모두 훌륭해 사업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장 콘도 빌라 실버하우스 요트시설 등을 선진국 수준으로 갖출 경우 아시아지역의 관광객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전라남도가 싱가포르 투자청과 벌이고 있는 카지노 유치협상이 성사될 경우 사업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이와 함께 한국과 영국시장에 동시 상장된 금호타이어 주가가 최근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데 대해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실적이 견조한 성장세를 타고 있고 저를 포함해 계열사들도 최근 지분을 늘리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징=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