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구성원의 97%가 남성으로 구성된 해양경찰청에 '새 바람'이 불었다. 해양경찰의 홍보 총 책임자인 총경급 정책홍보담당관에 민간여성이 임명된 것. 전체 해양경찰관 6천100여명 중 35명만이 총경 이상의 계급을 보유하고 있고 52년의 역사를 뒤져봐도 여성 해양경찰관으로는 가장 높은 계급에 오른 이가 경위(총경보다 세 계급 아래) 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인사라고 볼 수 있다. 화제의 주인공 한혜진(44.여)씨는 해경 홍보담당관 공개 모집에 응시, 16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해경은 급변하는 해상 환경 속에서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홍보 전문가가 절실했 고 한씨는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된 홍보 전략 기획서로 해경 인사담당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국민들이 해경의 존재와 역할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홍보 채널을 기존 언론매체 뿐만 아니라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으로 다변화하고 해경악대, 특공대체험 등 이벤트를 적극 활용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 "해경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의 문제가 조직의 존립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기획서를 작성했지요. 박사 출신, 언론계 선.후배 등 지원자 중에 워낙 쟁쟁한 분이 많아 사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는데 해경에서 일하게 돼 기쁩니다." 한씨는 1985년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를 졸업한 뒤 경향신문사에 입사, 13년간 기자로 활동하다 유학길에 올랐다. 2년간 유학생활을 통해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언론학 석사를 취득한 그녀는 1999년 하남 국제환경박람회 조직위 국제홍보팀장을 맡아 활동하며 하남시가 환경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공헌하며 홍보우먼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다국적 기업컨설팅 홍보기업인 '버슨 마스텔러' 이사로 2년간 재직하다 최근에는 숙명여대와 연세대에서 국제홍보 최고경영자 과정 수강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했다. 한씨는 "최근 독도 문제에서 보듯 해경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홍보 기법으로 해경이 맡고 있는 중요한 역할을 국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