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와 코스닥 주가가 동반 폭락한 18일 객장을 찾은 개인투자자들은 허탈한 심정에 할말을 잊은 모습이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많이 올랐던 기업들의 하락폭이 크자 그동안 조금씩 이익을 봤던 투자자들마저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아침 일찍 여의도 대신증권 영업점 객장을 찾은 20여명의 투자자들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시세판을 바라보다 11시이후 낙폭이 오히려 커지자 한 두명씩 자리를 떴다. 투자가 김모(48)씨는 “미국 증시가 안좋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불행하게도 생각했던대로 시장이 움직이는 것 같다”며 “이번 장은 1천포인트가 넘었을때도 폭락이 없을 거라고 하더니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로 코스닥시장에 투자를 했다는 이승수(58)씨는 “그동안 주가가 올라서 은행에 맡긴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른 투자처를 찾아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객장들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아직까지 증권사 직원에게까지 항의하는 손님은 드물지만 매수심리가 실종됐고 당분간 장을 관망할 수 밖에 없다며 체념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대신증권 공덕동 지점 한호성 부지점장은 “투자자들이 큰 폭의 주가하락에 불안해 하면서도 장래 주가에 대해 그동안 워낙 낙관적으로 생각을 했던터라 쉽게 판단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문의전화를 많이 받았지만 일단은 기다리자고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수내역 지점 유기철 차장은 “아침부터 장이 안좋아 객장의 분위기가 썰렁했다”며 “아직은 격렬하게 항의하는 손님들은 없지만 증권사 직원들은 전화벨소리만 나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도 크게 못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대우증권 영업부 황선욱 대리는 “보유 또는 저가매수 타이밍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며 “외국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치주,실적호전주 등을 중심으로 권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