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가릴 듯 빽빽이 치솟은 전나무 사이를 지나면 광활한 슬로프가 경이롭게 다가온다.


넓디넓은 슬로프는 이제 나만의 공간.


무심한 독수리가 하늘을 유영하 듯,두 팔을 크게 벌리고 내려간다.


로키산맥을 바라본다.


수만년 동안 불어온 영겁의 맑은 공기가 가슴 속 깊게 들어온다.


자유… 무한의 자유를 갈망한다.


어느새 모든 상념을 잊고 로키의 대자연에 묻힌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북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로키산맥.


보 강의 얼음이 서서히 녹아 흐르면서 캐나디안 로키가 전세계 스키.스노보드 마니아들에게 새로운 손짓을 한다.


'스프링스키'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겨울은 이미 저만치 갔지만,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아니 이제 다시 시작한다고…


캐나다 앨버타주의 로키 스프링스키는 대략 5월 초까지 이어진다.


이곳 스프링스키의 매력은 단연 날씨.


평균 영상 3~14도의 기온이 유지되면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준다.


여기에 윈터시즌과 같은 설질은 스키어나 스노보더들을 들뜨게 하기 충분하다.


광활한 슬로프,로키의 웅장함, 최고의 설질, 여유있는 리프트.


로키 스프링스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밴프국립공원 내에 있는 선샤인 빌리지,마운틴 노퀘이,레이크 루이스와 재스퍼국립공원에 있는 마못 베이신이 스프링스키를 진행하고 있다.


로키산맥의 보석 레이크 루이스.


로키산맥에 있는 스키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로키산맥 최고의 절경을 감상하며 스키를 탈 수 있다.


화이트혼(2천6백72m) 등 2개의 산에 걸쳐 슬로프가 조성돼 있다.


권위있는 스키전문잡지로부터 매년 북미지역 최고의 스키장으로 선정될 만큼 인기가 높다.


천연설질에 경사도가 다양하다.


레이크 루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슬로프 디자인이다.


초보자(그린),중급자(블루),상급자(블랙)들이 슬로프에서 함께 호흡하며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의 스키장에서 겪어야 하는 이산가족(?)을 여기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리프트를 같이 타고 올라온 후 각자의 실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 내려가다 보면 다시 만난다.


짧은 이별 후 긴 해후랄까.


로키산맥은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흥이 확연히 다르다.


산 아래에선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장엄함에 기가 눌리지만 레이크 루이스 정상에 서면 언젠간 정복하고픈 탐험지로 다가온다.


많은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지금도 미개척된 산봉우리를 오르고 있다.


하이크 업(hike-up).


1시간 이상,혹은 반나절 걸리는 그 길을 스키를 매고 묵묵히 올라간다.


드디어 정상, 산 아래를 내려다 본다.


로키의 대자연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파우더스킹을 하면서 내려오는데 20여분, 중간에 수없이 넘어졌다.


때론 눈 속에 쳐박히기도 한다.


그래도 좋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레이크루이스 뒷면인 백 보올로 넘어가면 커다란 항아리를 옆으로 눕힌 모양의 광대한 보올 슬로프를 만난다.


보석상자라 불리는 이곳은 또 다른 세상.


코스가 필요없다.


가고 싶은 대로 미끄러지면 된다.


모든 재주를 뽐낼 수 있다.


짧은 턴으로 다람쥐처럼 눈 위를 힘차게 달려가거나,슬로프 양쪽을 휘저으며 여유있게 갈 수 있다.


천연 모글 속을 탐험할 수도 있다.


어느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


간혹 얼굴에 부딪치는 눈송이만 갈 길을 막을 뿐.


그야말로 황제스키라 불릴 만하다.


선샤인 빌리지는 고우트아이(2천8백6m),룩아웃(2천7백30m),스탠디시(2천5백60m) 3개의 산에 걸쳐있다.


앨버타지역에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식물생장한계선 위에 1백7개 코스로 슬로프가 펼쳐져 있다.


이곳은 캐나다에서 가장 좋은 설질을 자랑한다.


1백% 천연설질인 ‘샴페인 파우더 스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휘슬러나 유럽의 습식스노가 아니라 건식스노의 설질을 보인다.


태평양에서 불어온 습기 많은 바람이 로키산맥을 넘어오면서 습도가 떨어져 건식스노를 만들어 내는 것.


마치 샴페인 거품처럼 눈 속의 공기 입자가 살아 있어 잘 뭉쳐지지 않는다.


그만큼 부드럽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는 곤돌라를 타고 빌리지 메인에 도착한다.


여기서 어디를 탐험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여러 지형에 슬로프가 산재해 있기 때문.


초.중급자라면 룩아웃,스탠디시 지역 코스를 선택해서 즐기는 게 좋다.


경사가 완만하고 코스가 다양하다.


더 모험적인 슬로프를 원한다면 고우트아이 지역으로 가볼 만하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지역으로 상급자(블랙)코스가 주종을 이룬다.


마운틴 노퀘이는 밴프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으로 20분 정도 걸린다.


밴프시내에 숙소를 정했다면 가장 편하게 설원을 즐기기 좋다.


위아래를 지그재그 형태로 코스가 이어져 활강하기 편하다.


다른 스키장과는 달리 인공으로 제설한 후 천연 눈이 내려 슬로프가 만들어져 표면이 단단하다.


인공눈에 익숙한 한국 스키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로키산맥 북쪽에 있는 재스퍼국립공원 내에 유일한 스키장, 마못 베이신.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 자리잡아 최고의 글래이드 스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못 베이신은 해마다 새로운 지역을 탄생시키고 있다.


지난 겨울에 ‘아우터리미트’같은 코스들이 새로 개장돼 더욱 모험적인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또한 마못피크 정상에 '머리스런'코스를 개발, 짧은 거리의 하이크 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태고의 자연이 숨쉬는 캐나다 앨버타의 로키산맥.


꽃피는 봄에도 많은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대자연과 더불어 호흡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로키 설원을 누비고 있다.


밴프(캐나다)= 김광섭 기자 vison9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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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밴쿠버에서 캘거리행 국내 항공기를 타고 1시간30분 정도 간 후 캘거리에서 고속버스를 이용 1시간 가면 밴프에 다다른다.


재스퍼는 밴프를 거쳐 가거나 밴쿠버에서 기차를 타고 직접 갈수도 있다.


밴프지역에선 '트라이 에리어' 리프트권이라는 상품이 있다.


하나의 리프트권으로 레이크 루이스, 선샤인 빌리지, 마운틴 노퀘이 스키장을 마음대로 이용할수 있다.


또한 밴프,레이크 루이스,캔모어 지역 호텔들 사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5일권(2백92캐나다달러), 3일권(1백69캐나다달러).


1백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주니퍼호텔,페어몬트 샤토 레이크루이스호텔, 페어몬트 재스퍼 파크로지호텔 등도 자체 스키 패키지 상품을 기획, 스키어와 스노보드를 맞고 있다.


스프링스키 시즌엔 이들 호텔이 비수기로 접어든다.


경제적 가격으로 이들 호텔과 스키장을 이용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캐나다관광청 (02)733-7790 www.travelcana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