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본부 건물 개보수 공사를 둘러싸고 비리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WIPO건물 개보수 공사는 총 7천만 스위스 프랑(미화 약5천만달러)에 스위스의 BPS콘소시엄에 맡겨졌다. 그러나 공사 발주과정에서 WIPO 고위 간부가 업체측으로부터 상당액의 금전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스위스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검찰이 눈독을 들이는 인물은 가나 출신의 BPS컨설턴트 마이클 윌슨. 그는 유엔 석유-식량 프로그램의 검수업체로서, 코피 아난 총장의 아들 코조에게 거액의 보수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스위스 코테크나에 한 때 몸담았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제네바에서 발행되는 불어 일간지 '르 탕'은 최근 마이클 윌슨과 코조 아난은 같은 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코테크나에서 함께 일하며 친분이 두터웠으며 윌슨의 아버지가 아난 총장과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보도했다. 윌슨은 BPS콘소시엄으로부터 공사액의 7%에 해당하는 4-500만 스위스 프랑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국제기구가 발주하는 공사의 통상적인 리베이트로는 지나치게 많은 액수라는 것. 스위스 검찰은 윌슨이 WIPO간부들을 상대로 뇌물을 제공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나 현재로서는 카일 이드리스 WIPO사무총장의 특별보좌관인 카미르 스웨디에게 30만 프랑을 준 사실만 밝혀낸 상태다. WIPO측은 이에 대해 스웨디가 윌슨과 사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공사 발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스웨디는 이달말 사표를 제출한다는 의사를 밝힌 채 휴가를 떠났으며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스위스 검찰은 윌슨이 코조 아난과 긴밀한 사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 현재로서는 코조가 수사의 목표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