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로스 출신의 임병석 회장(45)이 이끄는 쎄븐마운틴그룹이 재계에서 큰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2년새 인수.합병(M&A)시장에서 세양선박 진도 등를 잇따라 인수한데 이어 연초 대구지방 건설업체인 우방 인수를 마무리하는 등 '공격 앞으로' 행보를 멈추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쎄븐마운틴은 모기업인 쎄븐마운틴해운을 비롯 세양선박 진도 한리버랜드 황해훼리 필그림해운 KC라인 우방 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 그룹측은 올해 8개 계열사가 2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은 1조4천억원 규모다. 재계는 벌써부터 임 회장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 회장은 "올해는 진도,내년까지 우방을 완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계열사와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우량기업이 좋은 조건에 매물로 나온다면 (M&A)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샤냥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쎄븐마운틴이 순풍을 타고 재계에 등장한 건 아이러니컬하게 IMF외환위기 때다. 이때 뱃사람의 두둑한 배짱과 탁월한 금융 감각이 몸에 밴 임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됐다. 당시 대부분 기업들은 경기 둔화를 우려해 설비 투자를 급격하게 줄여나갔다. 반면 임 회장은 '공격 경영'으로 역류를 탔다. 임 회장은 "해운업은 경기흐름이 중요한데 IMF 극복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물동량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용선을 대거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며 "특히 해외 물동량은 달러베이스로 결제되기 때문에 당시 원화 약세 상황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역류 뒤에 순풍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임 회장은 2002년 상장회사인 세양선박을 인수하면서 해운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세양선박은 51년 설립돼 77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유서 깊은 해운전문기업. IMF때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 회사를 M&A의 첫 타깃으로 삼았다. 임 회장은 "적기에 배를 사는 게 중요했다"며 "이런 점에서 이자부담 없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장회사를 보유하는 게 상당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세양선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세양선박은 인수 후 1년 만에 완전 정상화됐다. 중국과의 물동량 증가,운송단가 상승의 순풍이 불어줬기 때문이다. 2002년 4백70억원에 머물던 매출액이 이듬해 1천1백23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목표는 3천3백억원. 쎄븐마운틴그룹은 여기서 멈추질 않고 황해훼리 필그림해운 한리버랜드(옛 세모유람선) KC라인 진도 등 5개사를 잇따라 인수,수직 계열화 구도를 갖춰가고 있다. 진도는 일반적으로 모피업체라고 알려져 있지만 컨테이너 제작이 주력업이다. 전체 매출 중 75%가 컨테이너 제작이다. 컨테이너는 해운물류의 주요 운반수단이다. 임 회장은 "해운물류 전문그룹을 지향하는 쎄븐마운틴그룹 입장에서는 진도는 수직계열화의 핵심축"이라고 잘라 말한다. 건설업체인 우방의 경우도 언뜻 의외로 받아들여지지만 임 회장은 "해운업종에 편중된 그룹의 사업다각화와 장기적으로 해양건설 등 해운물류 부문의 투자를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우방타워랜드는 계열사인 한리버랜드,황해훼리와 더불어 레저, 웰빙사업의 삼각 벨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업주는 기업과 함께 망하고 흥해야 한다'는 임 회장의 경영철학은 공격적인 경영과 인수ㆍ합병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5년 내 국내 5대 해운그룹,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종합 해운물류그룹으로 육성한다는 게 쎄븐마운틴의 목표다. 또 상하이 다롄 광저우에 있는 진도의 중국법인들을 중국 증시에 상장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린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