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희 교수, 암확산 막는 유전자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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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전이를 억제하는 유전자의 작동메커니즘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밝혀졌다.
암전이란 암세포가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다른 장기에 암을 퍼뜨리는 현상으로 암을 정복하는데 암전이 차단이 필수 과제인 만큼 이번 연구가 관련 항암제 개발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35)팀은 14일 암전이를 막는 유전자로 알려진 KAI1가 실제로 암전이 억제 기능을 가졌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 교수팀은 동시에 이 유전자가 Tip60과 베타카테닌이라는 두 개의 단백질과 작용해 암의 전이를 억제하거나 촉진한다는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영국 네이처지 14일자에 실렸다.
백 교수팀은 KAI1유전자가 정상조직이나 전이되기 전 암조직에는 많이 나타나지만 전이단계에서는 급격히 감소한다는 점에 착안,전이단계의 전립선암 세포주와 KAI1 유전자를 넣은 세포주를 만들어 쥐에 각각 주사했다.
그 결과 KAI1 유전자가 포함된 세포주를 투여한 쥐에서 암세포가 폐로 전이되는 비율이 10%대로 현저히 떨어졌다.
통상 암전이율은 40%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동물실험을 토대로 백 교수팀은 KAI1 유전자가 암전이 상태에 따라 어떻게 조절되는지 살펴본 결과 정상 쥐에서는 Tip60이라는 단백질이 KAI1 유전자의 암전이 억제 기능을 도운 반면 전이단계 쥐에서는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이 증가하면서 Tip60 단백질의 기능을 방해,결과적으로 KAI1 유전자의 기능을 떨어뜨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백 교수는 "KAI1 유전자가 전립선과 같은 스테로이드성 호르몬암인 유방암과 대장암 전이를 억제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 연구가 암전이를 조절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나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