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부자구단 첼시가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AC밀란과 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의 '밀라노 더비 매치'에서는 흥분한 관중이 그라운드에 폭죽을 마구 던져 경기가 중단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첼시는 1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막판 총공세를 펼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2-3으로 패했으나 1차전 4-2 승리 덕분에 골득실 합계에서 6-5로 앞서 4강에 올랐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2경기 출전 정지를 받아 벤치를 비운 첼시는 전반 30분 프랑크 람파드의 25m 중거리슛이 수비수 루시우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리드를 잡았다.


바이에른 뮌헨의 거미손 올리버 칸은 볼 방향이 달라지는 바람에 역동작에 걸려 꼼짝없이 실점했다.


통산 5번째 정상에 도전하는 바이에른 뮌헨은 미하엘 발라크와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의 골 찬스가 무산돼 무력하게 주저앉는 듯 했으나 저력은 만만찮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페루 출신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가 후반 20분 발라크의 헤딩슛에 이어진 리바운드 볼을 밀어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6만 홈 팬들의 기쁨도 잠시였을 뿐 15분 뒤 코트디부아르 출신 저격수 디디에 드로그바가 조 콜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꽂아 첼시가 다시 2-1로 앞섰다.


안방에서 질 수 없다며 공세에 나선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45분 호세 파올로 게레로, 후반 인저리타임 4분 메메트 숄이 동점, 역전골을 잇따라 터뜨려 한골차 승리를 따냈지만 1.2차전 합계 균형을 맞출 마지막 한방을 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스타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 인터 밀란의 8강 2차전은 후반 28분 인터 밀란 팬이 던진 폭죽에 AC밀란 골키퍼 디다가 맞아 경기가 중단됐다.


북쪽 스탠드에 자리잡은 인터 밀란 극성 팬들은 후반 27분 에스테반 캄비아소의 헤딩골이 동료 선수의 골키퍼 반칙 때문에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자 불을 붙인 폭죽을 그라운드에 쏟아부었다.


독일 출신 마르쿠스 머크 주심은 디다가 어깨에 폭죽을 맞아 치료를 받게 되자 즉각 경기를 중단시켰고 그라운드는 30여개의 폭죽과 플라스틱 병이 날아들어 흰 연기가 치솟는 등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심은 20분 뒤 경기를 재개했으나 다시 폭죽이 날아들자 30초 만에 경기를 완전히 중단시켰다.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AC밀란은 전반 30분 우크라이나산 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가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1-0 리드를 잡고 있었다.


AC밀란은 경기가 중단됐지만 UEFA가 잠정적으로 승리를 인정해 첼시와 함께 4강에 올랐다.


UEFA는 조만간 이번 경기에 대한 공식 결정을 내리고 인터 밀란 구단을 중징계할 것으로 보인다.


AC밀란은 4강행이 확정되면 박지성, 이영표가 뛰는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올림피크 리옹(프랑스) 승자와 준결승을 치른다.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관중 난동으로 중단된 것은 지난해 9월 AS로마(이탈리아)와 디나모 키에프(우크라이나)의 경기 도중 안데르스 프리스크 주심에게 관중이 물건을 던져 발생한 '심판테러' 사건 이후 두번째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