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석퍼석한 보리건빵 속에는 달콤한 별사탕이 들어있다. 배고픈 시절 간식의 대명사였던 건빵을 '일진회' 문제로 대표되는 지금의고교생들은 알기나 할까. 13일 시작되는 SBS TV 수목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극본 박계옥, 연출 오종록 김형식)이 추락할대로 추락해버린 교사의 위상은 안될 말이며, 결코 문제아를 학교밖으로 내보내선 안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의미심장한 주제이지만, 시청자들은편안하게 앉아 웃으며 감상해도 된다. 곳곳에 웃음 지뢰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공효진과 공유, 이른바 '공공커플'이다. 공효진은 퍼석퍼석한 건빵선생인 나보리를 맡았고, 공유는 별사탕 학생이지만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은 박태인 역을 맡았다. 공효진은 '상두야 학교 가자'이후 1년8개월만의 드라마 출연에서 다시 교사가 됐고, 공유는 '스크린' 이후 2년만의 등장이지만 그때와는 사뭇 다른 인기와 지명도를 얻고 있다. '건빵선생과 별사탕'이 기획중일 때 '일진회'가 언론에 오르내리며, 세상의 이슈가 됐다. 이 때문에 나보리가 더 드센 학생으로 그려졌던 원래 캐릭터가 아무래도수정될 수 밖에 없었다. 고교시절 나보리는 출가한 아버지와 그를 찾아 헤매는 어머니로 인해 졸지에 소녀가장이 됐다. 동생과 먹고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해 공부는 뒷전. 결국 퇴학당한다. 그런데 훗날 여러 상황을 오해한 후배들은 그에게 엄청난 '무공의전설'을 입힌다. 학교에서 쫓겨난 후 나보리가 검정고시를 보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있었으니.짝사랑한 교생 선생님인 지현우 때문이었다. 지현우를 동경한 그는 막연히 선생님이돼서 그의 곁에 머물겠다고 결심한다. 소원이 절반만 이뤄져 임시 교사가 돼 모교에부임한 그에게 정식 교사로 채용되는 조건은 이사장의 아들인 박태인을 '무사히' 졸업만 시키는 것. 생모를 버리고 돈많은 계모와 결혼한 아버지에게 분노를 갖고 있는 박태인은 도피성 유학을 보낸 미국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추방당한 진짜 문제아. 잘 생기고,머리도 좋고, 싸움도 잘한다. 이 드라마는 나보리와 박태인이 티격태격하는 와중에 묘한 감정을 느끼는 한편지현우, 태인을 좋아하는 노젬마 등과 삼각관계를 설정해놓고 있다. 조형기, 박인환,조상기 등 조역배우들의 코믹 터치도 볼 만한 요소. '일진회'라는 사회 이슈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오종록PD는 "내 아이들이 볼 작품이다. 분명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제작하는 작품"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쉽게 좌절하지 말아라, 삶을 놓고 한번쯤 치열하게 고민해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 극의 초반은 코믹하게 그려지겠지만, 중반부터는 휴머니즘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피투게더', '피아노' 등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드라마를 제작한PD로 이름이 났던 그는 작년 초 '사랑한다 말해줘'로 흥행면에서는 상처를 입었다. 이 드라마에서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액션신. TV에서 보기 힘든 와이어 액션이 화려하고 웃기게 선보인다. 정두홍 무술감독이 액션신은 직접 연출중이다. 드라마 본편에서는 화려한 액션이 선보이지만, 요즘 드라마에서 유행하고 있는 '번외편'에서는 이 화려한 액션이 나오기까지 웃기면서도 힘든 제작 과정이 덤으로 보여진다. 볼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춰 시작하지만, KBS 2TV '해신'의 아성에, MBC TV '신입사원'의 기세까지 눌러야 하는 '건빵선생과 별사탕'이 어떤 반응을 얻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