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거래소 상장법인의 실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양극화다. 수출업체와 내수업체는 물론 업종별로도 성적표의 내용이 크게 차이가 났다. 코스닥기업은 86개사가 흑자로 전환,벤처기업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 등의 초호황으로 운수창고업종의 순익이 1조8천8백억원으로 증가율이 무려 1천5백%를 넘었다. 석유정제마진 강세와 유화경기 호조에 힘입은 화학업종(5조8천49억원)과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전기·전자업종(16조7천2백60억원)도 전년 대비 각각 1백52.36%와 1백32.23%의 높은 순익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극심한 내수부진 등으로 섬유·의복업종의 순익은 78.11%나 급감했다. 또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SK㈜ 등 '빅5'의 순이익은 상장제조업체 전체 이익규모의 41.71%를 차지,점유율이 전년보다 6.24%포인트 높아졌다. ○…코스닥기업 중 아시아나항공은 2천6백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적자(3백82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아시아나항공의 순이익 증가분이 3천억원을 넘으면서,코스닥시장 전체의 순이익규모가 1백% 이상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나로텔레콤도 1천6백53억원 순손실에서 1백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작년에 라이코스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백52억원 흑자에서 1백83억원 적자로 돌아서 대조를 이뤘다. 매출액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를 겪은 기업들이 적지 않다. 도원텔레콤은 전년 3억5천만원에서 36억원으로 9배 이상 폭증했고,에이블씨엔씨도 1백29억원에서 1천1백14억원으로 급증했다. 코닉시스템주성엔지니어링도 각각 5백% 이상 늘어났다. 반면 로커스는 4백50억원이던 매출이 32억원으로 92.34%나 줄어들었고,자이링크 동화홀딩스 등도 90% 안팎의 매출 격감을 나타냈다. 작년에 거래소로 옮긴 카지노업체 강원랜드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9.8%로 상장기업 중 2년 연속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