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俊經 < 한국개발연구원(KDI) > 중국 등 '브릭스(BRICs)' 경제가 고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적자,이른바 쌍둥이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의 대내외 불균형 조정 가능성과 세계 각국의 경제적 위상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최근 2년간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작년의 경상수지 적자폭은 국내총생산(GDP)의 6%로 1985년 플라자합의 당시 수준(GDP의 3%)을 크게 상회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저축률 하락,확장적 금융·재정정책,주요 교역대상국에 비해 높게 유지되어 온 성장률 등에 기인한다. 재정수지도 조세 감면과 이라크 전비 지출 증가에 따라 작년에는 GDP 대비 3.6% 적자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미국의 대규모 쌍둥이적자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가치 하락으로 인해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의 위상이 저하되고 외국 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유연성과 국제적 정책공조 가능성을 감안하면 경착륙이 단기간에 현재화될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결정하는 생산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므로 대내외 불균형을 시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면 문제 해결도 가능할 것이다. 미국은 장기적으로는 신축적이고 효율적인 경제시스템을 바탕으로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다. 그 결과 향후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하락할 것이지만 세계 1위의 지위는 계속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향후 중국뿐 아니라 인도 및 러시아도 고도 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광의의 아시아가 가장 역동적인 경제권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은 단기적으로는 부실채권 문제 및 위안화 절상 가능성,장기적으로는 민주화 욕구 증대 등 정치적 위험 요인이 잠재해 있다. 그러나 교역 확대 등 대외개방 중시정책이 유지될 경우 향후 20년 내에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아시아의 경제·정치적 리더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전망 전문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2025년까지 중국의 성장률이 미국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의 8분의 1에 불과한 중국의 경제규모는 2025년이 되면 3분의 1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현재 세계경제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적은 인도 러시아도 이때가 되면 우리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이 경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광의의 아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의 함축적 의미는 곧 미국보다는 일본과 유럽의 상대적 위상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세계경제 판도의 변화가 우리 경제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우리나라는 다극화하는 세계경제 체제하에서 BRICs 등 역동적으로 성장할 국가와의 연계를 강화하여 시장을 적극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민관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이들 국가와의 경제통상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진출도 수출 확대와 해외 직접투자의 차원을 넘어 현지 기업과 결합된 다국적 기업 형태로 발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업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둘째,대외개방 확대를 통한 보다 자유로운 재화·생산요소의 이동과 유연한 시장경제시스템 구축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취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장기적으로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이 역동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은 모두 해당 국가들의 경제 개방과 시장경제시스템 확산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대외불균형 문제는 앞서 살펴본 대로 충격적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불균형 조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달러화 가치 급변동과 국제자본 이동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