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외국인, 주가 반등 '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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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이틀째 매수우위를 보이면서 주가 반등에 시동을 걸고 있다.
1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대형 IT(정보기술)주를 중심으로 1백1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기관과 함께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3월3일 이후 줄곧 매도세를 보이다 31일부터 매수우위로 돌아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외국인 매도를 주도해온 자금은 투기성 핫머니이며 이들의 과거 움직임으로 봤을때 2조원 정도에서 매도세는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위안화 절상과 고유가,미국 금리 추가인상 등 변수가 상존해 있는 만큼 외국인의 본격 매수세 전환을 기대하기엔 아직 섣부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핫머니 유출 끝났나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사례에 비춰볼때 최근 2조원 이상의 외국인 순매도 자금은 대부분 핫머니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외국인 매도규모가 컸던 두차례(1999년 5∼9월,2002년 2∼9월) 모두 매도를 주도했던 자금은 주로 말레이시아와 영국령 조세회피지역 등에서 들어왔던 자금으로 분석됐다.
그는 "지난 3월에도 외국인 매도자금 주류는 이들 지역에서 들어온 것"이라며 "지난 2003년 5월부터 1년간 유입된 자금이 작년 5월부터 빠져나가고 있으며 지난달에 정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내 주식형펀드와 세계 헤지펀드 규모 등을 감안할때 2003년 5월부터 올 2월까지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금액 28조원 가운데 11∼20%정도가 단기 차익을 노린 헤지펀드"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들 헤지펀드는 작년 4월말 '차이나쇼크' 이후 서서히 차익실현에 나서기 시작했으며 최근 환율과 금리의 변동폭이 커진 상황을 이용해 지난달까지 거의 물량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로 반등세 이어갈까
외국인은 그동안 팔자로 일관하던 핵심 IT주에 대해 대거 '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LG필립스LCD 등 블루칩을 이틀째 대량 순매수 중이다.
전우종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등 IT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좋게 나올 경우 외국인의 본격 매수세 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핫머니성 외국인 자금의 급매물은 진정됐지만 전체 외국인이 본격 순매수로 돌아설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게 대체적 견해다.
특히 최근 외국인 매도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돈이 유입됐던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서 10주만에 순유출이 일어나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 외국인 자금의 원천인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서는 이번주 11억4천8백만달러가 빠져나가 지난 9주연속 이어졌던 순유입 행진이 끝났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대만의 MSCI(모건스탠리선진국지수) 편입을 앞두고 이번에는 글로벌펀드자금 위주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