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확고한 내수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해마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종목이다. 증권업계의 올해와 내년 전망치만 봐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증권은 올해 1조9천8억원의 매출에 1천9백8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5%,영업이익은 27.3% 증가한 수준이다. 이 증권사는 내년에 농심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영업이익 2천억원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농심이 실적을 계속 개선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강한 내수시장 지배력과 이를 토대로 한 가격 전략이다.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말 현재 73.5%에 달한다. 강력한 시장지배력은 바로 가격 결정력으로 이어진다. 실제 농심은 작년 말 라면값을 평균 8% 인상했다. 라면은 농심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증대 효과가 크다. 농심은 또 스낵류값도 평균 15% 올렸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매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제품 구성을 바꾸고 가격을 올리는 방법으로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가부담이 생기더라도 가격 인상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여력이 높다는 것이다. 원재료 값이 하락 추세인 점도 농심에는 희소식이다. 농심의 제조원가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맥 가격은 작년 상반기만 해도 ?당 2백40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엔 ?당 2백10달러선으로 낮아졌다. 제조원가가 낮아지면 농심의 수익성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여서 농심으로선 원자재 가격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 김지현 동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백원가량 하락하면 농심은 연간 최대 1백억원 정도의 추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기업가치가 탄탄한 데다 외부 영업여건도 유리하게 돌아가면서 농심 주가는 작년 말 24만9천5백원에서 3월29일 현재 29만1천원으로 16.6% 상승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대증권은 38만원,동원증권은 34만원을 각각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농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0배 안팎으로 신세계 하이트맥주 태평양 등 다른 내수업종 대표주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농심의 PER는 14배 정도는 돼야 적정하다"고 분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