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3일 치러지는 2006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교육방송(EBS) 수능강의 내용에서 70∼80%가량 출제된다. 전체 난이도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되지만 탐구영역 선택과목에는 난이도가 높은 문제가 포함돼 변별력이 올라간다. 이는 지난해 윤리,한국지리,생물I 등 일부 과목이 너무 쉽게 출제돼 만점자가 10∼17%에 달하면서 선택과목간 유·불리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또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부정행위와 관련,부정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런 내용의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 시행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전체 난이도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되 탐구영역 및 제2외국어·한문영역 선택과목은 문항간 난이도도 적절히 맞춰 지난해처럼 일부 과목에서 원점수 만점자가 많아 2등급이 아예 없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또 "지난해 시작한 EBS 수능강의와의 연계방안은 옳았다고 본다"며 "학교공부를 충실히 하고 EBS로 적절하게 보충학습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탐구영역 난이도 높아질듯=지난해 탐구영역 선택과목인 윤리와 국사,한국지리,생물1 등에선 만점자가 쏟아져 상위 4%로 제한된 1등급 비율이 무려 10∼17%까지 내려갔다. 당연히 2등급은 없어지고 1문항이 틀린 수험생은 곧바로 3등급으로 추락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서 '로또 수능'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즉 이들 과목 1등급 가운데 4%를 제외한 6∼13%에 달하는 수험생은 사실은 2등급인 데도 선택과목을 잘 찍어서 1등급을 받았다는 것. 평가원은 올 수능 탐구영역에선 1등급 4%까지,2등급 11%까지 등 정상 분포가 이뤄지도록 문항간 과목간 난이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만점자가 속출한 윤리,국사,생물I 등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가 1∼2개씩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또 출제위원 풀을 넓혀 경험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사전 워크숍 등을 철저히 실시,과목간 난이도 격차를 줄이기로 했다. 평가원은 언어와 수리,외국어 영역 등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긴 지문과 어려운 어휘 등으로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외국어(영어)는 올해도 약간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EBS 수능강의 계속 반영=올해 수능시험도 사교육비 경감대책과 연계돼 교육방송(EBS) 수능 강의에서 상당수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강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능 출제위원들이 출제 과정에서 EBS 교재를 참고해 활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이 끝난 뒤 EBS는 수능강의에서 △언어 86.7% △수리 82.5∼83.3% △외국어 82% △탐구 75∼90%가 각각 반영됐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아울러 "교육 과정의 핵심 내용은 이전에 출제됐던 문제라도 변형해서 또 출제할 수 있다"고 강조,수험생들은 기출 문제도 철저하게 학습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부정행위 처벌 강화=교육부는 부정행위자에 대해 향후 최장 2년간 응시자격을 박탈하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 또 감독관에게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제공,시험 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부정행위 움직임이 있을 때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불응 땐 부정행위로 간주키로 했다. 이와 함께 시험장별로 1대씩 휴대용 전파탐지기를 시범 활용하도록 하고 대리시험을 막기 위해 응시원서 사진을 여권용으로 확대하는 한편 답안지에 짧은 시구(詩句) 금언(金言)을 자필로 쓰는 필적 확인란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험실당 응시자도 32명에서 28명으로 줄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