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30일 "북한이 외부로 핵물질을 유출할 경우 미국의 대북 군사적 공격 검토(일명 레드 라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D.C.소재 조지타운대의 에드먼드 월시 국제대학장으로 재직 중인 갈루치 전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미 정부가 구상중인 군사공격의 '한계선(레드 라인)'에 대해 이 같이 밝히고 "미국과 북한이 하루속히 진지한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에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6자회담 자체가 북.미간 직접 대화의 걸림돌로 작용돼서는 안된다"면서 "양자간 진지한대화"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역설했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또 북핵문제 등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간 갈등에 대해 "양국 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를 두텁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9.11 테러를 겪은 미국인들의 경우, 북한의 핵물질이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아주 끔찍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점을 이해해야 하며 미국인들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악몽을 우려하는 한국인들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핵협상을 벌인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군사공격 반대 입장은 불변이며북한을 상대로 다시 협상한다 해도 무력수단 방식은 찬성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제네바 핵합의 당시 북한의 강석주 외무성 제1부부장 등북측의 요청으로 미국의 대북 요구사항들이 담겨긴 '기밀 회의록'(confidential minutes)'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이 회의록은 미 의회에는 보고됐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갈루치 전 차관보는 작년 4월 북핵위기 해결 과정에 참여한 동료들인 조엘위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의 데니얼 포네먼 국제정책포럼(FIP) 연구원과 공동으로 '벼랑끝의 북미협상: 제1차 북핵 위기(TheFirst North Korean Nuclear Crisis: Going Critical)'를 출간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