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노선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엔 미국 시애틀과 터키 이스탄불 노선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건교부가 복수취항 허용 기준에 못 미치는 시애틀 노선에 대한항공의 취항을 허용한 것은 형평성을 저버린 처사"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단독 취항 중인 인천∼시애틀 노선에 대한 운항 면허를 취득,다음달 운항에 나선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주3회 운항 중인 시애틀 노선은 연간 수요가 9만7천명에 불과해 복수취항 기준(연간 수요 21만명 이상 주5회 운항)에 못 미친다"면서 "30년간 대한항공이 독점해 온 인천∼파리 노선은 연간 수요가 32만명에 이르는 데도 복수 취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국가간 항공자유화 협정을 맺고 있는 미국은 원하는 도시에 어느 항공사나 취항할 수 있다"면서 "파리 노선권은 양국 정부간 항공협정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은 인천∼이스탄불 노선을 예로 들며 "건교부가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에 특혜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이 1998년 반납한 인천∼이스탄불 노선의 운수권을 아직도 배분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건교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주장하는 항공정책 방향은 과거에 폐지된 것이고 대한항공엔 4월부터 인천∼이스탄불간 전세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면서 "복수취항 허용 기준은 보다 많은 승객이 싸고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