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또 다시 가열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소매금융의 최대격전지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밀리면 '뱅크 워(bank war)'에서 패배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금리를 내리고 대출모집인 제도를 잇따라 도입하는 등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쟁 촉발시킨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지난 7일 선보인 '아파트 파워론'은 초기 6개월간 0.5%포인트,두 자녀 이상 고객 0.1%포인트,타행 대출 상환시 0.2%포인트,신혼부부 0.1%포인트 등의 금리 혜택을 적용해 대출금리를 최대 0.85%포인트 할인해주고 있다. 종전 연 5.55%의 대출금리가 최저 4.75%까지 떨어진 셈. 임채권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 부장은 "주택담보대출을 강화하라는 행장 지시에 따라 신 상품을 선보였다"면서 "보름여 만에 1천억원 규모의 대출이 이뤄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파격적인 대출세일에 나서자 다른 은행들은 "고객 이탈이 우려된다"면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국민 하나은행은 조만간 금리 혜택 등이 포함된 신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출모집인 잇달아 도입 대출 전쟁은 창구 밖으로 확대되고 있다. 각 은행들이 대출모집인 제도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는 것.대출모집인 제도는 은행과 계약을 맺은 개인 또는 법인이 대출 고객을 소개해오면 은행측이 대출액의 0.1∼0.4%에 이르는 수수료를 지급주는 영업방식.그동안 외국계 은행과 하나은행이 이 제도를 시행했지만 최근 국내 은행들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지난달 말 공인중개사 등 법인을 대상으로 대출모집인제도를 시행한 데 이어 우리은행은 이달 초 주택담보대출을 전담해 모집하는 회사인 ㈜우리모기지를 설립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창구에서만 이뤄지던 주택담보대출 판촉을 은행지점 밖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혈 감수한 금리전쟁 '출혈'을 감수한 금리 할인 경쟁도 치열하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3개월 변동금리)는 그동안 시장금리에 1.7∼2.0%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 수준에서 유지됐다. 시중은행 대출담당자들은 "현재 3개월 CD수익률이 연 3.5% 수준임을 감안하면 연 5.2∼5.5% 정도를 받아야 최소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이 격화되면서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대까지 떨어졌다. 우리은행이 최저 연 4.75%까지 제시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오는 6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에게 초기 6개월간 0.7%포인트 할인해 최저 연 4.95%를 적용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도 4월 말까지 대출을 신청한 고객에게 첫 6개월간 대출금리를 연 0.25%포인트 깎아준다. 또 신용카드 가입시 0.1%포인트,원리금 분할 상환시 0.1%,우수고객 0.2%포인트 등의 금리 혜택을 부여해 최저 연 4.95%의 금리가 적용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