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 < 성균관대의대 정형외과 교수 > 담배는 신체내 모든 조직 및 세포에 노화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을 비롯 후두암 식도암 등 각종 암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한 담배 속에 함유된 니코틴의 중독성으로 인해 흡연자를 마약 중독자로 분류하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는 실정이다. 흡연을 하면 허리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45세 이하 젊은 연령층의 흡연자들은 요통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요통은 감기를 제외하고는 일상적인 생활 또는 업무를 방해하는 가장 빈번한 증상이다. 성인 10명 중 8명이 요통을 경험할 정도로 흔하기 때문에 요통 예방이나 치료는 의학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흡연은 단순 요통 뿐만 아니라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 탈출증)의 중요한 원인이며 이미 수술한 허리디스크 환자의 디스크를 재발시키는 주원인이기도 하다. 또 요추 질환으로 유합술을 해야 할 경우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 흡연이 허리건강에 위협적인 원인은 대략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흡연을 하면 만성적인 기침이 발생한다. 기침을 하면 복압이 증가하면서 디스크,즉 추간판 내의 압력이 높아지고,이로 인해 추간판이 돌출될 위험성이 커진다. 둘째,니코틴은 추간판 주위에 있는 척추의 혈액순환을 감소시킨다. 추간판은 주위에 있는 척추뼈의 혈액으로부터 영양 공급을 받는데 니코틴으로 인해 척추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추간판으로 가야 할 영양분의 공급이 줄어든다. 영양 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한 추간판은 약해져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받는다. 셋째,흡연은 척추뼈에 골다공증을 발생시킬 위험이 높다. 골다공증이 생긴 척추뼈는 그 내부 구조에 미세 골절이 발생하고,이로 인해 요통이 생길 수 있다. 즉 만성적인 기침으로 인한 높은 추간판 내 압력,니코틴으로 인한 추간판의 영양부족,골다공증으로 인한 미세 골절 등 세가지 이유가 흡연이 요통을 일으키게 되는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흡연은 또한 요추유합술의 실패 확률을 높여준다. 흡연할 경우 혈액 내의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고,일산화탄소량이 높아져 혈관이 수축하게 되며,조직내 산소량이 부족하게 된다. 산소부족으로 뼈의 생성이 저하돼 골유합이 잘 일어나지 않아 실패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삼성 서울병원 sungsoo.chu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