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990년 이후 공식 중단됐던 중미 과테말라에 대한 군사원조를 일부 재개한다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24일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남미 3개국 순방 일정의 마지막 방문국인 과테말라를 방문해 오스카르 베르셰 과테말라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측은 과테말라군의 훈련과 유엔평화유지 활동을 돕기 위한 장비구입비 등으로 320만달러를 제공할 계획이다. 과테말라 정부는 미국의 군사원조 일부 재개에 환영하면서도 향후 원조액이 증액되기 위해서는 대(對)과테말라 군사원조 금지의 완전한 해제가 미국 의회에서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의 군사원조 재개는 보수성향의 부유한 기업가 출신 베르셰 대통령 정부하에서 과테말라 군 개혁 작업이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고 유엔 아이티 평화유지 활동에 참여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은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좌우익 내전이 치열했던 80년대 10년 동안 미국의 과테말라에 대한 드러난 군사원조액만 3천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1990년 과테말라 거주 미국인 살해 사건에 과테말라 군이 연루된 것으로밝혀지면서 공식적 수준에서의 미국 군사원조는 중단됐다. 이후 미국은 수십만 달러 규모로 용도를 극도로 제한해 과테말라에 제공해왔다. 한편 이날 럼즈펠드 장관은 키르기스스탄 사태와 관련해 이번 정치적 격동이 키르기스 주둔 미군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과 관련해서는아무런 이슈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