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 후폭풍이 거세지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가 23일 동반 급락했다. 미국이 인플레를 막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경우 이머징마켓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쪽으로 환류될 것이란 우려의 반영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외국인들이 15일 연속 순매도하며,1조5천억원어치 이상을 팔아 '셀 코리아' 조짐까지 나타나고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인플레 압력이 고조됐다"며 연방기금 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0.25%포인트씩 7차례 연속 인상돼 1%에서 2.75%로 뛰었다. 김형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남은 다섯번의 FOMC에서도 금리인상이 이어진다면 연말이나 내년초엔 연방기금 금리가 4%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FOMC발 인플레 우려로 외국인은 이날 9백98억원어치(거래소시장 기준)를 매도,종합주가지수를 960선으로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미국 금리인상이 예견되면서 지난 3일부터 거래일수로 15일 연속 순매도했다. 사상 네번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셀 코리아'에 나선 것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관측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는 "외국인의 매도가 한국 시장 대이탈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우량주를 차익실현하는 등 포트폴리오 교체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의 닛케이주가,싱가포르 ST지수,홍콩의 항셍지수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아시아증시가 동반 하락한 것은 미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이머징 마켓에서 빠져나와 안전자산인 미국의 국채 투자로 이동,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은 오랫동안 예견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재정경제부의 견해지만,경기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