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한.미 양국간 정책금리 격차는 0.5%포인트(한국 연 3.25%,미국 연 2.75%)로 바짝 좁혀졌다. 이에 따라 양국간 '금리역전' 우려가 나오면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은 넉달째 동결한 콜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박승 한은 총재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도 경기회복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방향에서 금리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섣불리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경기회복세 확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고유가,환율 하락 등 대외 불안요인이 커지면서 경기가 연초에 반짝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하는 '더블 딥'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콜금리 조정에 대한 운신의 폭은 극히 제한적이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도 2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거시정책의 확장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금리는 당분간 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선 정부와 한은이 적어도 올 상반기 내에는 금리인상을 검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의 콜금리를 웃도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역전되면 국내외 자금의 대규모 이동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실물경제 회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미국 경제 분위기로 보면 FOMC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연될 경우 금리역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