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2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인플레에 대한 경고를 분명히 했다. 이는 향후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점진적'이란 인상기조 문구는 일단 그대로 유지,인플레 추이에 따라 금리인상폭을 조절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강세로 방향을 틀고 있는 미국 달러가치는 금리인상으로 회복세가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경제 인플레 우려 높아졌다 금리인상 결정 후 발표된 FOMC 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FRB가 그 어느 때보다 인플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FRB는 "장기적인 인플레는 여전히 잘 통제되고 있지만 최근 몇달간 인플레 압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수차례 회의에서 "장기적 인플레가 잘 통제되고 있다"고 언급한 점에 비춰볼 때 인플레 우려 강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또 금리인상의 최대변수가 인플레라는 점을 감안하면 FRB가 향후 좀더 큰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상에 앞서 발표된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는 전달 대비 0.4% 상승,예상치(0.3%)를 웃돌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도 0.4% 올라 전문가 예상치 0.3%를 웃도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성명은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높아졌다"고 강조,원자재가격 상승이 제품가격에 전가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점진적 인상'문구는 유지 삭제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점진적'(measured)이란 금리인상 기조는 일단 그대로 유지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번 FOMC회의에서 이 문구를 삭제할 경우 향후 금리인상폭이 0.5%포인트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단 이 문구가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5월 회의에서도 금리인상폭은 0.25%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플레 우려를 강조함으로써 FRB의 금리인상 기조가 '신중'보다는 '공격적'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점진적이란 문구를 없앨 경우 야기될 시장의 충격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라일 그램리 전 FRB이사는 "5월에 0.25%포인트 인상한 뒤 6월에는 인상폭이 0.5%포인트로 커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가 연말에는 3.5∼4%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회복세 이어갈까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최근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달러가치 회복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으로 금융시장에서 달러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유로 및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달러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FRB가 금리를 올린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는 전일 유로당 1.3158달러에서 1.3084달러로 급등했다. 달러가치가 유로당 1.30달러선을 회복하기는 한달만에 처음이다. 이날 엔·달러 환율도 1백5.18엔에서 1백5.62엔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상·재정적자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달러가치 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