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경기로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이 2년째 감소한데 비해 해외소비는 크게 늘어 해외소비지출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돌파했다. 특히 가계의 지출항목 가운데 사교육비와 국내관광 등의 경비지출은 감소한데비해 해외유학.연수 비용과 해외여행 경비지급은 크게 늘어나는 등 가계지출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에 따르면 작년에가계의 국외 소비지출액은 10조7천16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9%가 증가했다.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에는 해외여행경비와 유학.연수비용, 해외신용카드 사용 등을 통한 물품구매액 등이 주로 포함된다. 가계의 해외지출이 크게 늘어난데 반해 지난해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은 334조3천3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0.9%가 감소, 2003년의 1.4% 감소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에서 해외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2.8%에서 지난해 3.1%로 높아져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이는 가계가 100만원을 소비한다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3만1천원이 해외에서 사용됐음을 뜻한다. 가계 소비가 국내에서는 침체를 거듭한데 반해 해외에서만 아낌없이 이뤄진 양극화 현상은 교육비 등 특정부문의 지출현황을 비교하면 더욱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지난해 가계의 교육비 지출은 0.1%가 줄어들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국제수지통계상의 해외 유학.연수 비용의 증가율은 34.1%에 달했다. 이는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이 경기침체의 여파로 사교육비를 줄인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계층은 자녀의 해외유학.연수 비용으로 지출을 대폭늘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국내 관광이나 외식 등의 비용으로 지출된 항목인 음식.숙박부문의 가계지출은 지난해 2.1% 감소했으나 국제수지통계상의 해외여행 경비지출은 15.2%나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